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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는 울지 않았다… 꿈이 있기에

꼴찌는 울지 않았다… 꿈이 있기에

입력 2010-11-24 00:00
업데이트 2010-11-24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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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출전 女럭비팀 6전 전패 “1승 맞먹는 경험” 파이팅 외쳐

239점을 내주고 15점을 얻었다. 6전 전패. 8개팀 가운데 꼴찌. 숫자가 말하는 결과는 참혹했다. 1승 꿈을 안고 광저우에 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한국 여자 럭비대표팀이 23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최종전이던 7·8위 순위전에서 인도에 10-21로 패했다. 지난 6월 급조된 한국 사상 첫 여자 럭비 대표팀은 처음 나선 국제종합대회를 이렇게 마쳤다. 보잘 것 없이 시작했고 가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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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팀이 지난 21일 대학성 메인스타디움에서 중국과 경기를 벌이고 있다. 광저우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한국여자팀이 지난 21일 대학성 메인스타디움에서 중국과 경기를 벌이고 있다.
광저우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그러나 여자럭비 선수들은 대회 내내 단 한번도 울지 않았다. 지난 21일 A조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중국전에서 0-51로 패한 뒤 분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섰던 선수들이다. 이후 태국에 0-48, 홍콩에 0-36으로 져 조별리그 3전 전패를 당했다. 마지막 날 오전에 열린 B조 1위 카자흐스탄과 8강전도 0-52로 졌다. 그래도 선수들은 경기 시작할 때마다 “이번엔 좀더 나을 거다.”를 외쳤다. 어깨를 두드리고 서로 격려했다. 실력은 꼴찌라도 파이팅은 금메달감이었다.

☞[아시안 게임 화보] 광저우 정복한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

5~8위 순위전이던 싱가포르전. 경기 양상이 조금 변했다. 5-31로 졌지만 한국은 전반 4분 18초 첫 득점을 했다. 최혜영이 수비수를 제치고 트라이에 성공했다. 마지막 경기였던 인도전에선 선취점도 뽑아냈다. 민경진이 트라이를 해 5점을 먼저 가져왔다. 5-21로 뒤진 경기 종료 직전에는 박소연이 트라이에 성공했다. 최종 스코어는 10-21이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웃었다. 고개를 들고 하늘을 봤다. 박수치고 서로 포옹했다. 오히려 바라보던 사람이 눈물 흘렸다. 여자 럭비대표팀 문영철 감독은 “그동안 힘든 시간을 참고 견뎌준 선수들이 정말 고맙다. 1승은 못했지만 1승에 맞먹는 경험을 챙겼다.”고 말했다. 문 감독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지난해 6월 대한럭비협회 선발전을 통해 급조된 여자럭비 대표팀 11명은 단 5개월 훈련시간을 가졌다. 민경진과 이민희를 뺀 9명 선수들은 럭비공을 처음 잡아봤다. 이들이 한국 여자럭비의 시작이다. 현실은 열악하지만 희망은 크다.

한편 금메달을 기대했던 남자 럭비대표팀은 동메달에 그쳤다. 준결승에서 일본에 15-28로 패했고 중국과 3·4위전에서 21-14 승리했다.

광저우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0-11-2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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