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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리프니츠카야의 힘 vs 김연아의 디테일

<올림픽> 리프니츠카야의 힘 vs 김연아의 디테일

입력 2014-02-10 00:00
업데이트 2016-08-0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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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의 패기 넘치는 힘이냐, 베테랑의 탁월한 정교함(디테일)이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 여자 싱글에서 러시아의 요정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디펜딩 챔피언 김연아(24)와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랜 맞수이던 아사다 마오(24·일본)가 트리플 악셀 점프를 다듬는 것과 연기의 예술성을 끌어올리는 전략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자신의 색깔을 잃은 사이에 리프니츠카야는 뚜렷한 강점을 내세워 새로운 도전자로 떠올랐다.

리프니츠카야의 경쟁력은 10대의 젊음에서 나오는 힘에 있다.

은반을 박차고 뛰어올라 팽이처럼 돌아가는 점프의 회전력은 김연아 못지않은 속도를 자랑한다.

스핀을 돌 때에도 보는 이를 감탄케 하는 속도가 살아 있다.

체조 선수처럼 완벽하게 몸을 접는 유연성도 그의 스핀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리프니츠카야는 이런 장점을 내세워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1.51점으로 1위에 올랐다.

초반에 연달아 뛰어오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의 기본점은 김연아를 능가한다.

두 점프 외에 무려 다섯 개의 점프를 경기 시간 절반이 지난 이후에 몰아넣어 10%의 가산점을 붙인 데에서도 힘과 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힘과 유연성을 겸비한 스핀은 세 번 모두 최고 수준인 레벨4를 받았다.

리프니츠카야의 이런 강점은 피겨 선수로서 전성기를 넘긴 나이라 힘과 유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김연아의 고민을 건드리는 부분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신예 리프니츠카야가 아직 갖지 못한 탁월한 ‘디테일’을 가지고 있다.

’교과서’라고까지 불리는 정확한 점프는 리프니츠카야에게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이날 리프니츠카야는 마지막 점프이던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롱에지(잘못된 에지 사용) 판정을 받고 수행점수(GOE) 1.00점이 깎였다.

다른 점프에서도 얼음을 박차고 오르기 전에 스케이트를 뒤트는 동작이 종종 보인다.

뛰어오른 뒤에야 팽이처럼 몸을 돌리는 김연아의 ‘교과서 점프’보다는 정확성에서 떨어지는 셈이다.

이날 리프니츠카야의 예술점수(PCS)는 69.82점으로 높은 편이었으나 김연아의 높은 PCS보다는 약간 떨어진다.

김연아는 두 번째 정상에 오른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무려 73.61점의 PCS를 받은 바 있다.

김연아와 리프니츠카야 모두 올림픽 무대라는 부담에 짓눌리기보다는 각자 강점을 살린 연기를 무난히 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결의 결과가 더 기대된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28.56점의 역대 최고점 기록을 세운 데서 보이듯 김연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강심장’이다.

리프니츠카야도 단체전에서 펼친 연기를 통해 만만찮은 담력을 드러냈다.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뒤에는 링크로 쏟아지는 선물 가운데 ‘러시아’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집어 머리에 써 더 큰 박수를 받은 데에서 주눅 들지 않는 당돌함을 느낄 수 있다.

리프니츠카야가 당돌하게 드러내는 젊음의 힘과 김연아가 노련하게 표현하는 디테일한 연기력의 격돌이 피겨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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