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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관 홈스틸 취소?’ 20년째 기록원도 “심사숙고했다”

‘권용관 홈스틸 취소?’ 20년째 기록원도 “심사숙고했다”

입력 2013-05-25 00:00
업데이트 2013-05-2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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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권용관이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6회초 2사 1,3루 정성훈 타석 때 기습득점한 뒤 김기태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LG 권용관이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6회초 2사 1,3루 정성훈 타석 때 기습득점한 뒤 김기태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LG 권용관(37)의 ‘홈 쇄도’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권용관은 23일 3-2로 이긴 대구 삼성전에서 1-1로 맞선 6회초 2사 1, 3루에서 뛰어난 재치를 발휘해 기습 득점을 올렸다. 당시 LG 홍보팀은 권용관의 득점을 ‘시즌 1호 이자 역대 35호 홈스틸’로 발표했지만, 잠시 후 ‘단독 홈스틸이 아닌 야수선택에 의한 득점’이라고 정정했다. 그만큼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20년째 한국야구위원회(KBO) 기록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주헌 위원도 이 상황을 두고 고민하긴 마찬가지였다.

”2000경기 이상 출장했지만, 이런 장면은 처음 봤다.” 이 위원은 24일 <스포츠서울닷컴>과 전화 통화에서 당시 고민 많았던 판정 과정을 설명했다. “판단을 유보한 채 깊게 생각했다”는 그는 “곧바로 기록하지 않고 이닝을 마친 뒤 (야수 선택이라고) 적었다. 파트너와 함께 관련 규칙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살펴봤다. 야수 선택이라고 결정한 뒤에도 기록위원장께 전화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처음 본 상황이라 무척 심사 숙고하고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도루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투수의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우는 투수의 투구 동작이 끝난 후 이뤄졌다. 투구 전이나 견제 전에 주자가 스타트 해야 도루로 기록된다. 스트라이크 콜까지 나왔다”면서 “하나의 상황이 완전히 종료된 경우였다”고 강조했다. “포수의 본헤드 플레이에 의한 득점으로 봐야한다”는 그는 “여러 측면을 종합해 본 결과 홈스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도루 관련 야구 규칙 10.08 (g)항을 보면 ‘자가 수비측의 무관심을 틈타 진루하였을 경우, 도루가 아닌 야수 선택으로 판단한다’고 적혀 있다. 이 위원은 “감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 이 규칙에 따라 야수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딜레이드 스틸(주자가 일부러 스타트를 늦게 끊어 수비측의 방심을 틈타 진루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에도 “이것 역시 투구와 연계된 플레이에서 나오는 것이다. 상황이 ‘단절’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못박았다. 이 위원이 ‘운영의 묘’를 발휘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이유다.

홈스틸은 기록 위원들이 따로 관리할 정도로 무척 진귀하고 큰 기록이다. 이 위원도 20년 이상 야구계에 몸담았지만, “직접 홈스틸을 기록해 본적이 없다. 예기만 들었다”며 웃었다. 권용관의 재치가 빛난 그의 ‘기습 득점’이 야수 선택으로 기록돼, 많은 팬은 아쉬움이 남겠지만, 20년째 기록 위원도 고민할 정도로 야구 역사에 남기 어려운 게 홈스틸이다.

[스포츠서울닷컴ㅣ신원엽 기자] wannabe25@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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