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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의 태극소년들, 세계를 찌르다

13명의 태극소년들, 세계를 찌르다

입력 2014-08-26 00:00
업데이트 2014-08-26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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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제패

2014 리틀리그 월드시리즈(LLBWS) 결승전이 열린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의 라마데스타디움. 국제그룹 우승팀 한국이 미국그룹 우승팀인 일리노이주 대표팀을 8-4로 몰아넣은 채 6회 마지막 수비를 펼쳤다. 3회부터 등판한 최해찬이 2사 1, 2루에서 평범한 2루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순간 포수 한상훈은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마운드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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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강 꼬마들
지구 최강 꼬마들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이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 라마데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일리노이주 대표팀과의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그라운드에 모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윌리엄스포트 USA투데이 연합뉴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13명의 야구 소년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미국 선수들과 악수를 나눴다. 승자라고 으쓱해하지 않았고, 패자도 기죽지 않은 채 흥겨운 세리머니를 펼쳤다. 외야를 한 바퀴 돈 뒤 3루 더그아웃으로 가 열렬한 응원을 펼친 교민들에게 큰절로 답례했다. 소년들은 마운드에 작은 태극기를 심으며 올해 대회 챔피언이 한국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렸다. 6년 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딴 바로 그 국가대표팀의 모습이었다.

리틀야구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이 LLBWS 정상에 선 것은 2연패를 달성한 1984~85년에 이어 무려 29년 만. 12세 이하 서울대표로 꾸려진 대표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예선에서 6전 전승으로 LLBWS 출전권을 손에 넣었고, 본선에서도 체코·푸에르토리코·일본(2경기)을 연달아 꺾으며 4전 전승으로 국제그룹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까지 제압, 11전 전승의 무적 행진을 펼쳤다.

고작 7개의 리틀야구 전용구장을 갖춘 한국으로서는 기적과 다름없는 결과다. 2006년까지만 해도 20여개에 불과했던 팀이 최근 적극적인 육성으로 150여개로 늘어났지만 미국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웃 일본만 해도 공식 팀만 700개, 비공식 팀까지 합치면 2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회 황재영의 2루타로 선취점을 뽑은 한국은 3회 추가점을 뽑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5회 신동완이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6회 초 대거 4점을 쓸어 담아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최해찬의 쐐기 솔로포가 터지자 소년들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우사인 볼트의 번개 세리머니를 흉내 냈다. 선발투수 황재영이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3회 내려갔지만 최해찬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6회 말 안타와 실책, 폭투로 3점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팀워크가 승리보다 더 중요합니다(Teamwork is more important than winning).” 우승 소감을 묻는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최해찬은 제법 능숙한 영어로 이렇게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4-08-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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