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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선 시범선수, 베이징선 주인공… 스켈레톤 김은지 ‘무한도전’

평창선 시범선수, 베이징선 주인공… 스켈레톤 김은지 ‘무한도전’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02-13 22:20
업데이트 2022-02-14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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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선수로 은퇴 고민하다 전향
서른 살에 올림픽 출전 꿈 이뤄내
인터넷에 응원 댓글만 6000여개
“실패도 경험… 긍정적 도전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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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가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옌칭 국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스켈레톤 여자 싱글 3차 레이스가 끝난 후 장갑 바닥에 자필로 쓴 문구를 펼쳐 보이고 있다.
김은지가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옌칭 국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스켈레톤 여자 싱글 3차 레이스가 끝난 후 장갑 바닥에 자필로 쓴 문구를 펼쳐 보이고 있다.
레이스를 마친 김은지(30·강원 BS 경기연맹)가 카메라를 향해 갑자기 손바닥을 들어 보였다. 장갑에 직접 손으로 쓴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가대표다’와 ‘대한민국 화이팅’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김은지는 “응원 댓글 중에 ‘자랑스럽다’는 게 있어서 내가 태극마크를 단 게 자랑스럽구나 싶어 손에 쥐고 뛰었다”며 활짝 웃었다.

간절했던 올림픽의 꿈을 서른 살에 처음 이룬 김은지가 아름다운 도전을 마쳤다. 김은지는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옌칭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스켈레톤 여자 싱글에서 3차까지 3분09초79로 전체 23위를 기록했다. 스켈레톤은 상위 20명이 4차에 진출해 김은지는 아쉽게 3차에서 마무리했다.

3차 기록은 1분02초83으로 세 번의 레이스 중 가장 빨랐다. 결승선을 통과하고 주먹을 불끈 쥔 김은지는 “오늘 제일 잘 탔다. 1, 2차도 이렇게 탔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4차까지 완주하는 게 목표였기에 아쉬움이 더 진했다.

올림픽은 저마다 사연 많은 선수가 등장해 감동을 준다. 김은지 역시 마찬가지다. 멀리뛰기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은퇴를 고민하다 지도자를 하려고 자격증도 다 땄지만 2017년 스켈레톤 선수로 전향했다. 평창올림픽에선 트랙 점검과 안전 상태를 확인하는 시범경기 선수로 나섰지만 이번엔 직접 주인공으로 뛰었다. 김은지는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선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었다”면서 “덜 떤다고 생각했는데 영상 보니까 다리를 덜덜 떨고 있더라”며 웃었다.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면 김은지를 향한 댓글이 6000개가 넘는다. 모르는 이들의 응원에 매일 감동한다는 김은지는 “잊고 싶지 않아서 캡처도 다 해 놨다”고 자랑했다. ‘끈기’를 바탕으로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 온 그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 덕에 “지금은 당당하게 국가대표라고 말할 수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인생에서 큰 전환을 시도해 본 만큼 김은지는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응원 메시지도 전했다. 김은지는 “도전해서 실패해도 경험이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흔들리되 부러지지 않기’란 말을 좋아하는데 흔들려도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을 마쳤지만 김은지의 도전은 계속된다. 김은지는 “스켈레톤 선수가 된 걸 이제는 후회 안 한다. 아직 대회가 더 남았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으로 감동을 남긴 이번 올림픽의 스켈레톤과 루지에서는 독일이 금메달을 모두 가져가며 썰매 강국의 위용을 보여 줬다. 한 나라가 두 종목을 모두 석권한 건 처음이다.

글·사진 베이징 류재민 기자
2022-02-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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