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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도 없는데 비는 오고’…마스터스 한숨

‘우즈도 없는데 비는 오고’…마스터스 한숨

입력 2014-04-08 00:00
업데이트 2014-04-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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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값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추락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불참으로 흥행에 비상이 걸린 마스터스가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타이거 우즈
타이거 우즈 애틀랜타=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오전 ‘마스터스 위크’의 출발인 첫 연습라운드에 예보에 없던 폭우가 쏟아져 대회 일정에 큰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빗방울이 굵어지고 천둥, 번개까지 치자 마스터스를 주관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첫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페이트런(Patron·후원자)’이라 불리는 입장객들을 돌려보냈다.

오전 10시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장내 스피커에서 “모두 골프장에서 나가달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자 코스를 거닐던 관중은 일제히 탄식을 터트렸다.

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연습라운드 티켓을 받고 아내와 함께 시애틀에서 왔다는 한 우디 버드니크(79)는 “(안내방송이) 단지 마이크 테스트이길 기도했다”며 하늘을 원망했다.

클럽 측은 입장객에게 환급과 함께 내년 연습라운드 입장권 구매 기회를 보장해주기로 했다.

빌리 페인 오거스타 내셔널 회장은 “페이트런이 오늘 연습라운드를 즐길 수 없게 돼 유감이지만 안전은 우리에게 제일의 관심사”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악천후로 첫날 일정이 취소된 것은 2003년 이후 11년 만이다.

날씨 때문에 장사를 공친 것은 각종 기념품을 잔뜩 쌓아놓고 팬들을 기다리던 클럽뿐만이 아니었다.

골프장 앞 워싱턴로드에서 기자와 만난 한 암표상은 우즈의 불참 발표로 “연습라운드 입장권 가격이 전년 대비 30% 이상 폭락했다”며 “이 와중에 갑자기 비까지 퍼부어대니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 암표상은 3, 4라운드 암표도 작년의 반값 정도인 1천달러만 주면 살 수 있다고 했다. 1라운드 암표가격은 현재 990달러 안팎에 형성돼있다.

마스터스 본경기 암표가격이 경마대회인 켄터키더비보다 싼 1천달러를 밑돈 것은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이후 처음이라고 미국 경제주간 포브스는 전했다.

식을 줄 모르던 마스터스의 열기가 주춤한 것은 오거스타 내셔널의 명물인 ‘아이크 트리’의 죽음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20m 높이인 이 소나무는 17번홀 티박스로부터 210야드 거리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지난 2월 조지아주에 몰아닥친 얼음폭풍(Ice storm)을 맞고 뽑혀졌다.

1956년 골프장 회원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티샷한 볼이 자꾸 맞는다며 나무를 베어버리라고 요구했지만, 클리퍼드 로버츠 당시 클럽 회장이 시간을 끌다가 기각하면서 ‘아이크 트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절대 권력자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던 이 나무가 허무하게 사라지자 골프장을 찾은 팬과 선수들 사이에선 아쉽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올해 43번째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이 대회 두차례 우승자 벤 크렌쇼(미국) 등 노장들은 “내가 나무를 자주 맞혀서 수명을 단축시킨 것 아닌가”라고 자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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