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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남아공 월드컵 선정 때 간부들 수뢰”

“프랑스·남아공 월드컵 선정 때 간부들 수뢰”

임병선 기자
입력 2015-06-04 23:40
업데이트 2015-06-05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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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전직 간부들 비리 폭로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을 지낸 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주요 정보를 제보하는 것으로 알려진 척 블레이저(70·미국)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은 물론, 1998년 프랑스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여러 간부가 뇌물을 받았다고 자백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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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법원에 자진출두했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난 잭 워너 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4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마라벨라에서 열린 정치집회 도중, 블라터 회장 등이 2010년 자국 총선에 개입한 증거라며 수표 사본을 보이고 있다. 마라벨라 AP 연합뉴스
지난달 말 법원에 자진출두했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난 잭 워너 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4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마라벨라에서 열린 정치집회 도중, 블라터 회장 등이 2010년 자국 총선에 개입한 증거라며 수표 사본을 보이고 있다.
마라벨라 AP 연합뉴스


블레이저는 2013년 11월 25일 뉴욕 동부지법에서 열린 탈세 혐의 등에 대한 비공개 재판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외신들이 4일 전했다. 40쪽의 재판 기록에 따르면 블레이저는 법정에서 “1992년을 즈음해 동료들과 함께 1998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뇌물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털어놓았다. 뇌물을 건넨 곳은 모로코 월드컵유치위원회라고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은 지적했다.

블레이저는 이어 “나를 비롯해 집행위원들은 2004년 무렵부터 2011년까지 남아공의 2010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서도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재판에 출석한 검사가 현재 FIFA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이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사무총장을 지낸 블레이저는 북중미 국가들의 축구선수권대회인 골드컵 중계방송 등 이권과 관련해 1993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각종 뇌물과 뒷돈을 받았다는 사실도 시인했다. 뇌물과 향응을 즐기고 중개 금액의 10%씩 떼가는 바람에 ‘미스터 텐프로’란 별명이 붙여진 그는 공갈, 온라인뱅킹 사기, 돈세탁 등의 혐의로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각오해야 하자 내부고발자로 변신했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 FIFA 집행위원 회동에 마이크를 숨긴 채 들어가 뇌물 관련 발언 등을 녹음한 뒤 FBI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블레이저 외에도 잭 워너(트리니다드 토바고) 전 FIFA 부회장의 두 아들이 검찰 수사에 많은 도움을 줬으며 검찰은 두 아들의 선고 공판 때 형량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법원에 접수시키는 한편, 워너가 미국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알선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5-06-0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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