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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프로는 냉정하다지만… 정대세, 이렇게 보내도 되나요

[돋보기] 프로는 냉정하다지만… 정대세, 이렇게 보내도 되나요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5-07-10 00:14
업데이트 2015-07-10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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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재계약 통보 없어 J리그행… 이적설 10일 만에 다급하게 이별

프로스포츠의 세계는 냉정하다. 돈값을 못할 때 팀은 선수를 내치고,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선수는 팀을 버린다. 원래 그런 세계이므로 그것이 ‘옳다’, ‘그르다’라고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세련되게 이별하는 방법은 있다. 정대세(수원)의 일본프로축구 J리그 시미즈 S펄스 이적과 ‘리버풀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의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갤럭시 입단식 소식이 지난 8일 나란히 세간에 전해졌다. 정대세와 수원, 제라드와 리버풀이 헤어지는 모습은 달랐다. 정대세의 이적은 이적설이 피어오른 지 열흘 만에 다급하게 결정됐다.

정대세는 재일동포 3세다. 2010년 북한 대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는 2013년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수원에 입단했다. 수원 팬들은 정대세를 사랑했다. 수원의 스트라이커로서 3년간 23골을 넣었다. 정대세는 한국에서 결혼했고 아이를 낳았다.

지난 8일은 수원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전남과 맞붙는 날이었다. 갑작스러운 이별과 마주한 팬들은 급히 작별의 인사를 현수막에 적어 내걸었다. 정대세는 경기가 끝나고 수원 응원단을 향해 큰절을 했다. 정대세는 “수원과의 계약이 6개월 남았는데, 연장하자는 제의가 없었다”고 굳은 얼굴로 말했다. 정대세와 수원의 계약은 올해 말까지였다. 정대세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토로했다. 시미즈는 두 배의 연봉과 3년 6개월의 계약 기간을 보장했다.

같은 날 제라드는 미국 LA의 스티브허브센터에서 열린 LA 갤럭시 입단식에서 “리버풀을 사랑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죽는 날까지 나는 리버풀의 팬”이라며 웃었다. 제라드는 리버풀 유소년팀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1998년 성인 무대 데뷔 후 줄곧 리버풀에서만 뛴 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제라드와 리버풀 역시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갈라섰다. 하지만 리버풀 팬들은 제라드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제라드는 올해 1월 이적을 공식 발표했고, 구단은 지난 3월 고별 자선경기를 열어 줬다. 그리고 제라드는 5월 홈 안필드에서 축복 속에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정대세는 오는 12일 부산 원정경기를 마지막으로 쓸쓸하게 한국을 떠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5-07-1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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