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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권좌’ 끝낸 블라터 회장…남은 건 부패

‘18년 권좌’ 끝낸 블라터 회장…남은 건 부패

입력 2016-02-27 02:16
업데이트 2016-02-27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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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5선 등 41년 몸담았으나 자격정지 불명예 퇴진

잔니 인판티노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이 26일(현지시간) 새로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당선되면서 18년간 지속된 제프 블라터 회장(80)의 시대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8년에서 6년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블라터 회장은 앞서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자격정지를 받았다. 세계 축구계의 절대 권력을 행사했던 그가 ‘식물 회장’에서 최후를 맞게 된 것이다.

세계 축구계 1인자만 무려 18년, 2인자인 사무총장 17년 등 80년 인생의 절반 넘게 몸담았던 FIFA에서 쓸쓸히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지게 됐다.

1970년대 초 시계 제조업체 론진의 홍보담당 이사를 거쳐 1975년 FIFA 기술위원회 내 소위원회의 기술이사로 FIFA에 발을 들여놓은 지 무려 41년만이다.

1977년 기술위원으로 승진한 그는 당시 브라질 출신인 주앙 아벨란제 회장의 두터운 신임 속에 1981년 사무총장에 올랐다.

이어 1998년 FIFA 회장 선거에서 당시 유력후보였던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물리치고 세계 축구계의 수장이 됐다.

2002년 재선에 성공한 그는 임기를 1년 연장했고, 2007년 단독 출마해 3선에 성공하면서 장기집권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2011년에는 상대 후보가 ‘표 매수’로 사퇴하면서 손쉽게 4선 고지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5월 FIFA 부패를 겨냥한 미국 수사당국의 표적에도 5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장기 집권에 따른 FIFA 내부의 부패는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다. 블라터 체제가 계속되면서 FIFA 안팎에서 각종 의혹과 추문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미국과 스위스 수사당국이 자신의 측근들을 부패 혐의로 체포하고 최측근인 제롬 발케 사무총장의 뇌물 전달 사실이 공개되는 등 수사망이 좁혀오자 버티지 못하고 사퇴를 선언했다.

블라터 회장은 재임 중 월드컵을 앞세워 축구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으로 시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특히, 여기서 나온 수익금을 가난한 아프리카에 ‘축구발전 보조금’ 형태로 나눠주면서 전 세계 축구 저변도 확대했다.

그러나 ‘축구발전 보조금’은 결국 자신의 지지세력을 확장해 5선까지 임기를 늘리는 데 이용됐고, 축구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FIFA 내부의 부패도 고스란히 함께 축적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뇌물이 오가다는 의혹이 일었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도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집행위원들에게 돈이 건네진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 모든 FIFA를 둘러싼 부패의 몸통으로는 그가 지목되고 있다.

그는 급기야 2011년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에게 FIFA 자금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8천만 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격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블라터 회장은 FIFA 수장에서 내려오더라도 이 같은 부패를 둘러싼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자신을 겨냥한 수사의 칼날을 계속해서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측근들이 체포되고 수사가 자신을 겨냥하면서 지난해 6월 캐나다 여자월드컵에도 가지 못하는 등 FIFA 회장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수사망이 뻗치는 곳에는 발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블라터 회장에게는 이제 부패 의혹만이 고스란히 남게 됐다. 절대 권력의 41년 인생은 끝나고, 차디찬 말년만이 남게 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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