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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이호석 “시백아 미안해”

충돌 이호석 “시백아 미안해”

입력 2010-02-15 00:00
업데이트 2010-02-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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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한국시간)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벌어진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은 일종의 ‘반전 드라마’였다. 111.12m 트랙 위를 13.5바퀴 도는 이날 경기에서 마지막 코너를 도는 시점에 이정수(단국대).성시백(용인시청). 이호석(고양시청)이 나란히 1~3위를 기록하며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금.은.동 싹쓸이’가 연출될 순간이었다. 그러나 결승점을 코 앞에 두고 이호석이 끼어들기를 시도하다 임피딩(밀치기) 반칙으로 성시백과 함께 넘어지는 바람에 이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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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미끄러지는 성시백과 이호석      (밴쿠버=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4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미터 결승에서 결승점을 앞두고 성시백과 이호석이 미끄러지고 있다.
<올림픽>미끄러지는 성시백과 이호석
(밴쿠버=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4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미터 결승에서 결승점을 앞두고 성시백과 이호석이 미끄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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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만 넘어져 다행      (밴쿠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4일(한국시간)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남자 1500m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성시백과 이호석이 결승점을 앞에 두고 넘어지고 있다. 이정수 금메달. 금은동 석권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둘만 넘어져 다행
(밴쿠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4일(한국시간)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남자 1500m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성시백과 이호석이 결승점을 앞에 두고 넘어지고 있다. 이정수 금메달. 금은동 석권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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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밴쿠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 경기에서 팀동료 이호석(가운데)이 자신에 걸려넘어져 메달을 놓친 성시백(왼쪽)에 다가서며 팔을 잡고 있으나 성시백이 외면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1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밴쿠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 경기에서 팀동료 이호석(가운데)이 자신에 걸려넘어져 메달을 놓친 성시백(왼쪽)에 다가서며 팔을 잡고 있으나 성시백이 외면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이정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은메달과 동메달은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와 JR 셀스키의 몫이었다. 경기 막판 무리한 플레이를 시도한 ‘토리노 영웅’ 이호석은 한 순간에 ‘역적’으로 내몰렸다.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 쇼트트랙 대표팀의 훈련이 진행된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만난 이호석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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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움에서 진행된  2010밴쿠버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의 훈련. 훈련을 마친 이호석(왼쪽)이 관중석에 있던 성시백의 어머니 홍경희씨를 찾아 인사를 하자 어머니가 안아주고 있다. 이후에는 찾아온 아들의 얼굴을 만져주시는 홍경희씨. 스포츠서울
15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움에서 진행된 2010밴쿠버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의 훈련. 훈련을 마친 이호석(왼쪽)이 관중석에 있던 성시백의 어머니 홍경희씨를 찾아 인사를 하자 어머니가 안아주고 있다. 이후에는 찾아온 아들의 얼굴을 만져주시는 홍경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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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백이 어머니. 죄송합니다”

훈련을 마친 뒤 이호석은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인 성시백의 어머니 홍경희씨에게 다가가 “어머니. 죄송합니다”라며 사과인사를 했다. 홍씨는 “너도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을 안다. 여기 저기서 들리는 이런 저런 이야기는 다 무시해라”라며 토닥거렸다. 이호석에 아들이 걸려 넘어져 메달을 놓치는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본 홍씨는 “호석이를 안지 14~15년이나 됐다. 아들 시백이가 호석이에 걸려 넘어진 것은 너무 속상하지만 호석이가 나쁜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다. 쇼트트랙을 하다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성시백과 이호석은 초등학교 때부터 라이벌이었고.이 날처럼 수차례 경기장에서 부딪혀 넘어진 적이 있다. 성시백은 경기를 마친 뒤 어머니와 통화할 때도 “나는 괜찮다. 둘 다 안 다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넘어지는 순간 내 스케이트 날이 호석이의 얼굴을 향하고 있더라. 놀라서 발을 틀었는데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며 메달보다 친구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호석. 미안한 마음에 밤새 잠못 이뤄

이호석은 이날 결승전 첫번째 바퀴를 돌다 다른 선수와 충돌해 왼쪽 스케이트 앞날이 망가진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 정상적인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수들과 마지막까지 우승을 다툴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올림픽에서 이루지 못한 개인전 금메달에 대한 강한 열망과 탁월한 실력 때문이었다. 이호석은 한 측근에게 “성시백과 막판에 경합할 때 순간적으로 망가진 왼쪽 날이 말을 듣지 않아 실수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경기후 이호석은 다른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성시백에게 “미안하다”고 공개사과했고. 성시백은 “괜찮다”고 화답했다.

경기후 이호석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일부 네티즌의 부정적인 반응에 큰 충격을 받고 밤새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 또 훈련 내내 표정은 어두웠다. 한 코칭 스태프는 “대표팀의 조직력은 걱정할 필요 없다. 팀분위기는 좋다”고 말했다. 대표팀 코칭 스태프는 이날 훈련에서도 일부러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려는 듯 내내 활기차고 부드럽게 선수들을 지도했다.

밴쿠버(캐나다) |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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