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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결산> ③ 쏟아진 오심…제도 개선 과제

<월드컵결산> ③ 쏟아진 오심…제도 개선 과제

입력 2010-07-11 00:00
업데이트 2010-07-1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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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에서는 역대 어느 대회보다 오심이 자주 발생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06 독일 대회 때보다 7대가 많은 32대의 카메라가 경기장마다 투입돼 어느 한 장면 놓치지 않고 생생하게 포착했고 결정적인 오심을 범한 심판들은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며 고개를 떨어 뜨려야 했다.

심판의 자질 문제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고 비디오 판독제도 도입에 대한 목소리도 커진 반면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원리주의적인 태도는 많이 사라졌다.

근본적으로 주심 1명과 부심 2명으로 운영되는 지금의 심판 제도로는 높아진 팬들의 욕구를 더는 감당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잘못된 판정은 한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다. 명백한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넣은 골을 그대로 득점으로 인정하고 반대로 확실한 골을 노 골로 판정한 사례도 있다.

오프사이드를 보지 못한 건 애교에 가깝다.

대회 개막 이틀째인 6월12일,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조별리그 경기부터 오심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아르헨티나의 1-0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전반 6분 아르헨티나의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는 동료 왈테르 사무엘(인테르 밀란)이 반칙을 저질러 나이지리아 수비진이 빈틈을 타 결승골을 넣었다.

파울 장면을 보지 못한 주심 볼프강 슈타르크는 그대로 골로 선언했고 나이지리아는 허망하게 무릎을 꿇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위원회가 사흘 뒤 ‘오심이었다’고 결론 내렸으나 아무 효력도 없었다.

6월17일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도 2-1로 앞선 후반 31분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이 한국 문전 앞에서 기웃거리다 ‘주워 먹기’로 넣은 골도 확실한 오프사이드였으나 그대로 진행됐다.

미국은 반칙 선언도 받지 않고 한 골을 그냥 허공에 날렸다.

다음날 슬로베니아 경기에서 0-2로 뒤지던 미국이 후반 총공세를 퍼부어 2-2 동점을 이뤘고 후반 41분 프리킥 찬스에서 모리스 에두(레인저스)가 마침내 역전골을 넣어 전세를 뒤집었지만 코먼 쿨리벌리 주심이 석연치 않은 휘슬을 불어 노 골이 됐다.

쿨리벌리 주심은 누가 어떤 반칙을 범했는지 미국 팀에 끝까지 설명하지 못했다.

6월21일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와 경기에서는 브라질의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가 두 번이나 ‘핸드볼’ 반칙을 범하며 두 번째 골을 넣었지만 스테판 라노이 심판은 그저 웃기만 했다.

라이벌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독일과 잉글랜드의 16강전도 오심으로 얼룩졌다.

잉글랜드가 1-2로 추격전을 펼치던 전반 37분 프랭크 램퍼드(첼시)가 때린 중거리 슛은 크로스바를 맞고 독일 골라인을 통과한 뒤 튕겨 나왔지만 호르헤 라리온다 주심은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동점 찬스를 날린 잉글랜드는 결국 후반 2골을 더 내줘 1-4로 크게 패했다.

멕시코 역시 16강전에서 오프사이드에 있던 카를로스 테베스(멘체스터시티)에게 추가골을 허용, 아르헨티나에 8강행 티켓을 내줬다.

로베르토 로세티 주심은 기본적인 오프사이드도 판별하지 못하느냐는 비난에 시달렸다.

오심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직접 공개 사과했고 FIFA도 16강전에 결정적인 실수를 범한 심판들을 다음 경기에 배정하지 않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오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태극전사의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꼭 도입해야 한다”면서 “비디오 재생화면을 보는데 불과 1~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오심으로 4년간 땅을 치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며 비판에 앞장섰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도 9일 “지금과 같은 심판 시스템으로 열리는 월드컵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심판 혼자 골을 결정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2명의 보조 심판을 더 세워 공이 골라인을 넘었는지 살펴보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해 6심제 도입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미 테니스와 야구, 농구, 배구, 아이스하키 등 여러 종목이 정확한 판정을 돕고 팬들의 흥미를 배가시키고자 제한적이나마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했다.

기계의 힘을 빌리는 데 난색을 표명해 온 FIFA가 2014년 리우데자네이루 월드컵을 앞두고 어떤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을지 벌써 기대가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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