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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2014> 독일-미국 봐주기 없었지만 ‘누이좋고 매부좋고’ 결과

<월드컵2014> 독일-미국 봐주기 없었지만 ‘누이좋고 매부좋고’ 결과

입력 2014-06-27 00:00
업데이트 2014-06-27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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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미도, 추잡스러운 거래도 없었다.

27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만난 독일과 미국은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대비 외에도 축구팬들의 의혹과도 싸워야 했다.

독일과 미국은 이날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같은 시간에 열리는 포르투갈-가나전 결과와 상관없이 나란히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호사가들은 이날 경기에서 양팀 감독이 의도적으로 무승부로 경기를 끝낼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런 의혹이 제기된 것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었다. 독일과 미국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인연이 깊기 때문이다.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수 중 5명은 미국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를 뒀다. 그들 중 4명은 독일의 프로축구 리그인 분데스리가 소속이다.

독일 대표팀 감독은 요아힘 뢰브, 미국 대표팀 사령탑은 독일 축구 스타 출신의 위르겐 클린스만이다.

뢰브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 그를 보좌한 코치였다.

돈독한 사이인 두 감독이 이날 경기에서 짜인 각본대로 무승부를 연출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얻어내지 않겠느냐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었다.

일부 축구팬은 30년 전 스페인 월드컵에서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무승부로 알제리가 탈락한 ‘히혼의 수치’를 제기하기도 했다.

’히혼의 수치’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당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이 전반전에 1골을 넣은 뒤 양팀이 짜기라도 한 듯 각자의 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시간을 보내 그대로 마친 경기를 말한다.

그 무승부로 말미암아 독일·오스트리아와 똑같이 2승 1패를 기록했던 알제리가 골 득실에서 밀려 3위로 떨어지며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그러나 두 감독은 이러한 의혹을 단호하게 부정하며 정정당당하게 경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직 승리를 위해서만 경기할 것이라는 두 감독의 의지는 이날 경기 시작 1분도 안돼 분명하게 드러났다.

독일은 경기 시작부터 파상공세에 나서 미국 골문을 두들겼고, 미국도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독일에 맞섰다.

8년 만에 적으로 만난 두 감독은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며 마치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듯 보였다.

독일의 공격패턴을 꿰고 있었던 미국의 클린스만 감독은 수비진영을 뒤로 물린 상태에서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하며 전반전을 득점 없이 끝냈다.

그러자 독일의 뢰브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제공권 장악 능력이 탁월한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를 투입해 맞불을 놨다.

경기는 갈수록 치열해졌고 독일의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는 저메인 존스(베식타스)와 험악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독일은 후반 10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의 이번 대회 4호골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마리오 괴체(바이에르 뮌헨) 등을 연이어 투입하면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독일의 1-0 승리로 끝났지만, 미국으로서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독일을 상대로 1점 차 패배는 선전으로 볼 수 있다.

뢰브 감독은 패배 없이 조 1위로 16강 무대에 올라갈 수 있어서 기뻤고 클린스만 감독 역시 독일의 파상공세를 저지하고 조 2위로 16강행 티켓을 선사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다.

우려했던 의도적인 무승부는 없었지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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