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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觀光) 아가씨들의 손님 접대비화(接待秘話)

관광(觀光) 아가씨들의 손님 접대비화(接待秘話)

입력 2011-11-22 00:00
업데이트 2011-11-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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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놀고 도둑 누명 씌우는 얌체파(波)도

 관광 한국을 찾는 외국 여행자의 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고궁과 명승지는 물론 관광요정마다 외마디 외국말이 끊일 날이 없다. 물결처럼 밀려드는 외국관광객들을 위해 이른바「관광 아가씨」라는 새로운 직종이 생겼다.

 현재 당국에서 지정한 관광요정은 모두 12개소, 여기 소속된 관광아가씨는 모두 1천2백명가량 된다. 술을 따르고 노래를 부르고 고궁과 명승지의 안내를 하고, 또 때로는「호텔」까지 동행해서 외국 사람들의 피로를 풀어주기도 해야 하는 이들 관광 아가씨들에게는 눈물과 슬픔에 얽힌 사연이 많기도 하다.
 

 지난 해 12월「크리스머스」와 세모의 기분에 온 장안이 들떠 있을 무렵, D요정의 관광 아가씨 김은정(金恩貞·24·가명)양은 거의 발가벗은 몸으로 새벽 일찍 D요정에 나타나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담요로 몸을 감싸주며 주인 아주머니가 이유를 물으니 김(金)양은 어깨를 들먹이며 더듬더듬 자신이 당한 일을 털어 놓았다.

 전날 밤 김(金)양은 D요정에 온 일본 관광객들이「파티」에서「호스테스」로 일했으며「파티」가 끝난 뒤에는 손님의 요청에 따라「호텔」까지 동행했다.

 「이시바시」라던가 하는 50대의 일본 손님은 밤새 한 잠도 안자고 김(金)양을 괴롭혔다.

 『물어뜯고 꼬집고···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롭혔다』는 것이다.

 아무리 기를 써도 정상적인 행위를 할 수 없으니까 여자의 몸을 괴롭히는 것으로 쾌감을 맛보려고 하는 모양이더라는 것. 그런 사정을 이해한 김(金)양은 끝까지 참았다.

 『하라는 대로 다 했어요. 정말 눈물을 씹으면서 억지로 참았어요』

 그런데 새벽녘이 되자 엉뚱한 일이 벌어졌다.

 짐승처럼 씨근거리던 일본 손님이 별안간 정색을 하고 일어나 앉더니『나는 너한테「재미」를 못봤으니까 화대를 줄 수가 없다』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그러나 일본손님의 태도는 완강한 도를 넘어서서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너 같은 건 필요 없으니 빨리 꺼지라』고 했다.

 『밤새 괴롭힌 건 누군데 글쎄 돈도 안주고 당장 나가라지 않겠어요』

 김(金)양은 억울한 사정을 호소했으나 소용없었다. 결국 완력에 밀려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채 쫒겨나고 말았다고 했다.

 관광 아가씨들이 받은 하룻밤의 화대는 미화로 60불(2만4천원). 72년 10월 이후 관광 아가씨들에게는 신분을 증명하는「패스」가 발부되었으며,「패스」를 가진 아가씨는 관광「호텔」출입과 관광객 상대 접객 행위가 묵인된다. 화대 60불도 이때 정해진 액수.

 그런데 화대를 선불제로 하지 않고 후불제로 한 데서 갖가지 말썽이 빚어지고 있는 것.

 O요정의 최선희(崔仙姬·23·가명)양은 이런 일을 당했다.

 R「호텔」에서 일본 손님을 접대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60불을 받으려고 했더니 그 일본 사람은 별안간 양복 주머니를 여기저기 뒤지더니 돈이 한푼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밤에 자는 체하고 네가 훔친 게 아니냐』고 뒤집어 씌우더라는 것.

 하도 화가 나서『그렇다면 경찰을 부르자』했더니『경찰까지 부를 필요는 없지만 난 너같은 도둑에게 돈을 줄 수가 없다』고 하며 역시 억지로 내쫓겼다.

 이럴 경우 최(崔)양과 같은 아가씨는 어디에 호소하고 항의해 볼 방법이 없다. 경찰에 신고해 봐야 윤락행위 단속법 위반으로 최(崔)양이 먼저 처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

 『정말 억울합니다. 외국 관광객 상대는 묵인되어도 정작 말썽이 생겨 우리가 피해를 입어야 할 경우 그것을 보호해 줄 아무런 대책이나 제도가 없으니 말예요』

 P요정에 근무하는 신숙자(申淑子·25·가명)양의 말이다.

 72년도에 한국을 찾은 외국 손님은 무려 37만명. 올해에는 5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순수한 관광객만도 40만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40만명이 대부분 일본 사람일 것으로 추측하며 일본 관광객은 열이면 열 모두 기생「하우스」를 찾기 마련이다.

 그래서 관계 당국에서는 기생「하우스」즉 관광요정의 질을 높이고 기생들의 교양과 예능 지도에 열중하고 있다.

 관광요정에는 국내 손님만을 접대하는 일반기생이 있고 외국 관광객만을 접대하는 관광기생이 따로 있다.

 이들 관광기생은 모두가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과 미모를 갖추었으며 외국어도 영어와 일본어는 거의 불편없이 통할 수 있을 정도다.

 이들이 벌어 들이는 외화는 1인당 하루에 평균 1백불꼴(「파티」비용 포함).

 올해에 40만명의 관광객이 한국에 온다 치고, 한사람이 1백불씩만 떨어뜨리고 간다면 4천만불(1백60억원)의 외화가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계적으로 관광산업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외화획득 사업 아닙니까. 그래서 나는 절대로 관광객을 접대할망정 나 자신을 창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C요정의 박애라(朴愛羅·24·가명)양의 말이다.

 『일본 사람이라고 다 나쁘고 얌체는 아니에요. 어떤 때는 오히려 한국 사람들이 더 나쁜 짓을 할 때가 있어요』

 밤일을 마치고「호텔」문을 나설 때 수사관을 사칭한 젊은 남자에게 지니고 있던 외화를 몽땅 털리는 일이 자주 있었다는 얘기.

 「외화 불법 소지」라는 죄목을 덮어 씌우고「핸드백」속에 챙겨 넣은「서비스」 요금을 뺏어간다는 것이다.

 이럴때 아가씨들은 신고도 못하고 울면서 당하기 마련이라고.

 『물론 그들은 가짜 수사관일 거예요. 그러나 가짜인 줄 알면서도 신고를 못하는 것은 우리를 보호해 주는 당무자의 태도가 너무 싸늘하기 때문이거든요』

 「호텔」에서 일하는 종업원들마저 관광 아가씨에 대해서는 대개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팁」때문이지요. 지나칠 정도로 손을 내밀기 때문에 한두번 모른 체 하면 반드시 말썽이 나기 마련이랍니다』

 비슷한 처지의 몸들이기 때문에 더 이상 치부를 드러내고 싶지 않다고 하는 관광 아가씨들의 얘기는 한이 없을 것 같았다. 관광「붐」을 타고 이런 일들이 적지않다는 것을 그냥 들어 넘길 수만은 없을 것 같다.

 『하기야 우리 애들이 잘못하는 때도 있겠지요.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적인 이해가 너무 부족한 때문인 것 같아요』

 요정 주인 정찬순(鄭讚順)씨의 말이다.

 <재(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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