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노출됐으나 질병 발생한 감염상태는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한 농가에서 기르던 개·돼지의 AI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충남 천안과 부여의 2개 농가에서 사육하던 개 12마리에서 AI 바이러스 항체가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항체가 확인된 개들은 AI 증상 없이 항체만 검출된 것으로 이는 바이러스에 노출됐지만, 질병이 발생한 감염상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AI 항체가 검출된 개는 지난 11일 충남 천안의 산란계 농장에서 확인된 개 1마리를 포함해 총 13마리로 늘었다.

2004년 태국에서 오리 폐사체를 먹은 개가 AI에 감염돼 사망한 적은 있지만,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가 증상을 보이지 않고 살아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역당국은 지금까지 46개 농가에서 기르던 개·돼지의 시료를 분석 중이며 현재 28건의 검사를 완료했으며 18건은 검사 중이다.

주이석 동물질병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개·돼지의 감염여부를 조사 중이기 때문에 AI에 감염된 개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 개들이 AI에 감염돼 폐사한 닭·오리의 사체를 먹고 AI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충남 부여의 산란계 농장에서는 폐사한 닭을 사육 중인 개의 먹이로 준 정황이 포착됐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 농장에서 폐사한 닭을 수거해 개에게 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곳에서 키우는 개 150마리 중 20마리를 조사했는데 11마리에서 AI 항체가 나왔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폐사한 닭을 개에게 준 것과 관련해 관련법상 위반사항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며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이석 부장은 “이 개들이 폐사축을 먹었다는 사실은 있지만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들어갔는지, 호흡기로 들어갔다면 폐의 기저부까지 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I 바이러스는 동물의 호흡기로 들어가 폐의 기저부까지 침투해야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역당국은 AI 바이러스가 체내의 어느 부분까지 침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AI에 감염된 개 13마리 중 한 마리를 해부해 조직 검사를 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까지 살처분한 닭·오리 등 가금류는 461개 농가의 1천157만4천 마리로 집계됐으며 앞으로 3농가의 4만2천 마리를 추가 매몰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