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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경영위기 해법으로 대규모 명예퇴직 선택

KT 경영위기 해법으로 대규모 명예퇴직 선택

입력 2014-04-08 00:00
업데이트 2014-04-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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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 다양한 경영혁신 카드의 일환...성과 주목

황창규 KT 회장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냈다.

지난 1월 취임 일성으로 “통신 1등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힌 황 회장은 다양한 경영혁신 카드를 선보여 온 가운데 취임 두달 반만인 8일 대규모 명예퇴직 방침을 공개했다.

KT의 전체 직원 대상 특별명예퇴직은 지난 2003년과 2009년에 이어 3번째. 전임인 이석채 회장 때인 2009년의 경우 인건비 비중을 줄이기 위해 특별명예퇴직을 실시해 5천992명을 감축한 적 있다.

5년만에 다시 추진되는 이번 명예퇴직의 구체적인 수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6천명 안팎이 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KT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수익은 감소하는데 인건비 부담은 경쟁사보다 큰 만큼 인력 조정이 불가피한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T에 따르면 주력사업인 유선전화 수익은 매년 4천억원씩 감소하고 있다. 유선전화 매출은 2010년 4조3천458억원에서 2011년 3조8천169억원, 2012년 3조3천756억원으로 매년 감소하다 지난해는 2조9천794억원으로 3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계열사를 통해 인터넷TV, 렌터카, 카드 등의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으나 통신분야에서의 매출 감소를 메우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KT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처음으로 1천49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반면 위기에 봉착한 KT의 인건비 구조는 경쟁사의 6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수익성의 발목을 잡는 핵심 요소로 지적돼 왔다.

KT의 직원 수는 2009년 구조조정을 거치며 3만6천명에서 3만1천명대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석채 회장이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 4년여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원수는 다시 1천여명 정도 증가했다.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6만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16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SK텔레콤의 직원 수가 4천192명이고, 11조4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LG유플러스의 직원 수가 6천780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여전히 서비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17.9%에 이르고 있다. 또한 영업이익 감소와 함께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1천만원선까지 줄어든 실정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각각 9.4%와 11.5%로 KT보다 낮았다. SK텔레콤은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이 4억8천만원에 달한다.

한마디로 이동통신업계의 경쟁사인 SKT와 LG유플러스와 비교하면 KT의 인력구조와 인건비 비중은 방만경영 그 자체란 지적을 면할수 없다는게 중론이다.

이석채 전 회장도 지난해 11월초 사의를 표명하면서 “매년 경쟁사 대비 1조 5000억 원 이상 더 많이 인건비가 소요되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력구조를 가지지 못했다”며 인건비 축소 필요성을 제기한바 있다.

황회장은 특히 취임직후 고객정보 유출사건과 대규모 대출사기 사건에 자회사 직원이 연루된 사건 등 잇따르는 악재를 헤쳐나오는 과정에서 인력문제를 정리하지 않고서는 경영위기 극복이 어렵다는 판단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KT측은 “회사가 직면한 경영위기를 극복하려면 근본적인 구조 개선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는 데 노사가 뜻을 모은 결과”라며 “합리적인 수준에서 ‘제2의 인생설계’ 기회를 주는 것이 회사와 직원 모드에게 이익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문제가 나오면 보통 노조가 반발하고 나오는게 통례인데도 회사의 양대노조중 주력이라 할 수 있는 KT노조가 회사측의 결정에 동의했다는 점은 KT의 현재 상황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번 대규모 명예퇴직 추진은 황창규 회장이 취임 직후 본부조직을 9개 부문으로 통폐합하고, 전체 임원 수를 기존 130여명에서 100명 내외로 줄이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계열사의 통폐합을 추진하는 등 경영혁신을 해온 연장선의 조치로 풀이된다.

KT의 이번 인력 조정은 계열사 정리 등 시스템 정비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KT는 이미 TF등을 구성해 기존 사업은 물론 새로 추진하는 사업의 수익성 등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또한 53개 계열사의 통폐합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일부 사업은 계열사 위탁 등 아웃소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전망이다. KT는 이날 구조조정 계획 발표와 함께 사업 합리화 차원에서 현장영업, 개통, 사후관리, 지사영업창구 업무 등을 KT M&S, KTIS, KTCS 등 7개 법인 계열사에 위탁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임금 피크제도 도입키로 했으며, 대학학자금 지원제도를 폐지하는 등 직원 복지제도도 대폭 축소키로 했다.

KT는 이번 명예퇴직으로 고비용 저효율의 인력구조를 효율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도 있다. 복수노조 체제인 KT 노동조합 가운데 소수인 KT 새노조는 “’무엇을 가지고 1등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발전 전략은 취임 3개월이 되도록 발표조차 하지 않으면서 선택한 전략이 단기적·일시적 인건비 절감을 위한 명예퇴직”이라고 황회장을 비판했다.

하지만 KT의 이번 조치에 대해 외부의 반응은 나름대로 호의적이다. 구조조정 소식에 KT의 주가가 이날 7% 급등한 점은 이를 반증해 준다.

한마디로 이번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본부 조직 통폐합과 임원 축소 및 계열사 통폐합 등 황창규식 경영을 위한 기반구축 작업은 마무리된 셈이다.

하지만 KT가 한국의 대표적인 통신기업으로서 정상궤도에 오르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특히 지난 2002년 민영화된 이후 10여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남아있는 공기업 마인드와 일부 직원들의 무사안일주의 등은 이의 해소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근본적인 숙제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황회장도 이같은 문제점을 직시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도 올 하반기 신규채용 규모를 확대해 조직 전체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기로 한 점이나 윤리경영실 내에 경영진단센터를 설치해 향후 구조조정 전략을 마련키로 하고 ‘삼성맨’을 배치한 점은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이번 대규모 명예퇴직 실시로 황창규식 경영을 위한 외과적 수술은 대략 마무리된 셈이다. 이에 따라 황회장으로서는 1등 통신기업이라는 목표를 이제부터는 말이 아니라 실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고, 시장은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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