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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前 회장, 우리은행 도쿄지점 수시로 방문

이팔성 前 회장, 우리은행 도쿄지점 수시로 방문

입력 2014-04-09 00:00
업데이트 2014-04-0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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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회장 “민영화 투자자 접촉 위해 찾은 것” 해명

부당대출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던 도중 자살한 김모(56) 전 우리은행 도쿄지점장의 재직 기간에 이팔성 당시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일본을 자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9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재직 시절 주중이나 주말에 당일 또는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수시로 찾았다. 1967년 우리은행의 합병 전신인 한일은행에 들어온 이 전 회장은 일본어에 능통하며, 도쿄와 오사카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우리은행 도쿄지점장은 전통적으로 이 전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이 도맡았다. 전날 자살한 김씨는 물론 전임 도쿄지점장인 백모 전 우리은행 부행장과 정모 전 우리은행 본부장이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다.

이 전 회장과 함께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 시절 김씨가 부장에서 본부장으로 승진했으며, 도쿄에 근무하던 김씨가 귀국해 회장실에 인사차 방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김씨를 도쿄지점장으로 보낸 것은 당시 행장(이종휘 현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이지, 내가 아니다”며 “본부장 승진 이후 인사하러 온 것도 여러 승진자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일은행 후배라거나 고려대 후배라는 이유로 숨진 김씨와 백 전 부행장 등을 내가 챙겼다는 얘기는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자신은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역시 한일은행 출신으로서 김씨를 도쿄지점장에 발령낸 이종휘 당시 우리은행장은 “(김씨가) 국제금융 업무 경험이 많아 적임자로 판단했으며, 당시 인사에 청탁이나 외압은 없었다”며 “나도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전혀 무관하고, 해외 지점의 여신에 관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도쿄지점의 부당대출 관련 검사에서 김씨 계좌에서 적지 않은 금액이 국내로 들어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돈의 조성 경위와 용처에 대한 부담에 김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 전 회장의 잦은 일본 출장은 우리금융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도 일부 포착된 바 있다.

감사원이 지난해 우리금융을 감사한 결과, 이 전 회장과 우리금융의 계열사 대표들은 2009~2012년 176차례의 해외 출장을 다녔으며, 이 가운데 이 전 회장은 35차례 해외 출장 가운데 17차례에 계열사 대표를 동반했다.

특히 2012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출장(10월11~14일) 기간에는 연차총회와 무관한 이병재 우리파이낸셜 사장, 허덕신 우리F&I 사장, 이승주 우리PE 사장, 김하중 우리금융저축은행장을 대동해 골프와 호텔 온천을 즐겼다. 이들 계열사 대표는 모두 이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전 회장은 IMF 연차총회 출장과 관련해서는 “계열사 대표들의 국제 감각을 키워주기 위해 동반했으며, 주말에 자비로 라운딩을 즐겼을 뿐”이라며 “감사원 감사에서도 크게 문제로 부각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른 일본 출장에 대해서도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할 당시 일본에 머무르는 미국 투자자를 접촉하거나, 친분이 있는 일본 금융계 인사를 만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리은행 안팎에선 김씨의 자살 배경에 다른 전직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들 여러명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 대상에 오른 모 전직 간부의 경우 도쿄지점 근무 시절 거액의 자금을 마련해 제3국으로 반출했으나, 검사에서 증거가 잡히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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