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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다른 화질’ 삼성의 신무기… ‘車안 가상세계’ 현대차의 신기술

‘차원 다른 화질’ 삼성의 신무기… ‘車안 가상세계’ 현대차의 신기술

박성국 기자
박성국, 오경진 기자
입력 2022-01-05 21:08
업데이트 2022-01-06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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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디스플레이’ QD 깜짝 공개
행사 직전 TV 대신 패널 공개 결정
완벽 가까운 블랙, 압도적 몰입감
시야각 꺾여도 색·밝기 80% 유지

‘블랙팬서’처럼 메타모빌리티 구현
車 타는 순간, 회의·엔터 공간으로
로보틱스로 가상·현실 경계 허물어
일체형 모듈로 사물 이동성 확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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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처음으로 ‘QD(퀀텀닷)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65인치 3대, 55인치 4대, 34인치 4대 등 총 11대가 전시됐다.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내는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은 순도 높은 삼원색(RGB)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가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처음으로 ‘QD(퀀텀닷)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65인치 3대, 55인치 4대, 34인치 4대 등 총 11대가 전시됐다.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내는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은 순도 높은 삼원색(RGB)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어 QD다. QD 공개하려나 봐.”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전시장 입장을 기다리던 한국 취재진이 일순간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장 출시를 앞둔 ‘차세대 중소형 OLED 제품’이 언론에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지만, 취재진을 맞이한 것은 그간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삼성전자도 실체를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이재용 디스플레이’였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두고 삼성의 비장의 무기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차세대 패널 QD(퀀텀닷·양자점)디스플레이를 전격 공개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화합물 OLED 패널에 빛을 받으면 색을 내는 반도체 결정 물질 ‘QD’를 입힌 패널로,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QD디스플레이를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면서 업계에서는 ‘이재용 디스플레이’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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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이 이날 CES 2022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연합뉴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이 이날 CES 2022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애초 QD디스플레이를 장착한 QD TV 공개가 삼성전자의 CES 메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생산 초기 패널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올해 출시 TV 라인업에 QD디스플레이 관련 제품은 담지 않았고, 이번 CES에서도 관련 제품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삼성 차세대 TV의 토대가 될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가 깜짝 공개했다. 전시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패널 기술 개발과 성과를 알리는 차원에서 현장을 방문한 국내 언론에 패널을 공개하기로 오늘 행사 시작 직전에 결정됐다”고 말했다.

전시 공간 입구, 암막 커튼으로 주변 빛을 차단한 ‘다크 터널’에서 QD디스플레이 영상이 1분 30초간 상영됐다. 완벽에 가까운 ‘블랙’을 구현해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했다. 패널에 빛을 쏘는 백라이트 대신 스스로 청색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을 발광원으로 쓰면서 검은색은 더욱 깊고 정교하게 표현됐다.

사람이 영상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의 밝기와 색감이 달리 보이던 시야각 문제도 극복했다. 삼성에 따르면 OLED 패널은 정면으로부터 60도 측면에서 시청하면 휘도가 정면 시청 대비 30~50%까지 떨어져 색감과 밝기도 다르게 전달되지만 QD디스플레이는 같은 조건에서 80% 수준의 휘도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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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CES 2022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개 ‘스폿’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CES 2022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개 ‘스폿’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정의선 회장이 직접 등장해 생소한 개념인 ‘메타모빌리티’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며 이목을 끌었다. 메타모빌리티는 로봇을 비롯한 이동수단(모빌리티)에 메타버스(가상현실)를 접목한 것이다. 현실을 넘어 가상공간에서도 인간에게 이동의 자유를 부여하겠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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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이 이동의 자율성을 갖는 MoT 생태계 구축을 위해 개발된 현대차 L7 콘셉트. 현대차그룹 제공
모든 사물이 이동의 자율성을 갖는 MoT 생태계 구축을 위해 개발된 현대차 L7 콘셉트.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가 그리는 메타모빌리티가 구현된 세계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이동수단은 가상과 현실을 잇는 매개체가 된다. 사용자가 자동차에 탑승하는 순간 가상현실 기술로 구현된 또 다른 세계로 접속된다. 이때 차체 내부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게임방이 되기도, 업무를 위한 회의실이 되기도 한다. 영화 ‘블랙팬서’에 나오는 자동차 추격전을 떠올리면 된다. 영화에는 아프리카의 연구실에서 가상현실에 접속해 한국에 있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기술이 현대차의 메타모빌리티 비전과 그대로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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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CES 2022에서 공개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에 컵이 탑처럼 쌓여 있다. 기울어진 도로나 요철에서도 몸체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가 CES 2022에서 공개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에 컵이 탑처럼 쌓여 있다. 기울어진 도로나 요철에서도 몸체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실의 기계, 사물과 연동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접목할 수 있다. 차 안에 구현한 가상현실과 집에 있는 로봇을 연동해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산책을 시킬 수도 있다. 이를 고도화하면 가상현실 내 실물과 동일한 공장도 구축할 수 있다. 현장에 출근하지 않고 컴퓨터로 공장을 돌리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도 현대차가 상용화를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가 상용화되면 차로 출근하고 있는 한국의 엔지니어가 중국 공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원격으로 접속해 해결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현대차는 현재 개발 중인 ‘MoT’(Mobility of Things)도 이날 공개했다. 작은 테이블에서 커다란 컨테이너박스까지 사물의 크기나 형태와 무관하게 붙이기만 하면 뭐든지 이동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된 로봇 ‘PnD 모듈’을 5일 전시관에서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 박성국 기자
라스베이거스 오경진 기자
2022-01-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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