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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미국의 ‘대북 밀사’

북핵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미국의 ‘대북 밀사’

입력 2013-02-05 00:00
업데이트 2013-02-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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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남궁 “이번 북핵 실험 이전보다 수천배 강력””내 소원은 묘비에 긴장 해소 기여자로 적히는 것”

지난 1990년대 초반 이후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 관계가 위기국면으로 치달을 때마다 깜짝 등장해 북ㆍ미관계를 화해국면으로 이끄는 대북 밀사가 있다.

바로 재미 동포 학자인 토니 남궁이다. 그는 지난 23년간 북한을 50여 차례 방문한 미국의 북한 전문가다. 남궁 박사는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이전보다 수천 배 강력한 폭탄으로 지하 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궁 박사가 최근 세계의 시선을 끈 것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의 지난달 7일 평양 방문을 막후에서 성사시킨 것은 물론 곧이어 지난달 14일 존 다니제브스키 미국 AP통신 부사장과 함께 AP통신 평양지국 개설 1주년 기념식 참석 차 평양을 방문하면서다. 그는 AP통신 평양지국 개설의 중재자다.

그러나 남궁 박사가 북ㆍ미관계 개선의 밀사 역할을 시작한 것은 이미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다. 그는 북한과 미국이 무력 충돌 직전까지 갔던 제 1차 북핵 위기 당시부터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을 상대로 북한 문제 자문역을 해왔다.

남궁 박사가 처음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1991년 뉴욕의 아시아 소사이어티 대표단과 함께였다. 그는 당시 북한이 요즘처럼 핵위협을 하면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부상했다. 북한의 핵무기 비확산 조약(NPT) 탈퇴를 막기 위한 비공식 중재자로 활동한 그는 1993년 북ㆍ미 공동성명 발표 당시 북한의 약속 사항 초안 작성에도 참여했다. 1994년 6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평양 방문도 남궁 박사가 중재했다.

남궁 박사의 대북 중재력의 배경은 그의 출생 근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할아버지가 명문가 출신의 장로교 신학자로 일제시대 일본의 억압을 피해 중국 상하이로 건너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명으로 토니를 쓰게 된 것과 관련, 누나가 영화배우 안소니 퀸의 이름을 본떠 자신을 ‘토니’라고 부르면서 토니를 자신의 이름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으로 옮겼으며 남궁 박사는 10대 시절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미국에서 미시간주 기독대학인 캘빈대학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는 버클리대 동아시아연구소에서 부소장으로 10여 년 근무했다.

남궁 박사는 지난 1996년 당시 뉴멕시코 주지사를 하던 리처드슨과 인연을 맺는다. 그는 리처드슨 전 주지사와 함께 압록강에서 수영을 해 북한으로 넘어갔다가 간첩 혐의로 억류된 미국인 에반 헌지커 석방 문제를 숙의했다. 그는 이후 리처드슨 전 주지사에게 북한 문제 뿐만 아니라 각종 아시아 문제에 대해서도 자문역을 하게 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09년 3월 탈북자 문제 취재 도중 북ㆍ중 국경선을 넘었다가 체포된 미국 국적의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 석방 당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남궁 박사는 “미국 여기자 2명이 억류된 지 하루 이틀 만에 북한으로부터 몇 개월 정도 걸리는 사법절차가 끝나면 석방할 것이라는 연락이 왔다”고 회고했다.

남궁 박사는 “나는 모든 당사자들로부터 신뢰받고 있으며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측기구를 띄운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묘비명에 ‘그는 긴장 해소에 기여했다’는 문구가 적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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