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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도 휘청…인도ㆍ터키는 기진맥진

말레이시아도 휘청…인도ㆍ터키는 기진맥진

입력 2013-08-22 00:00
업데이트 2013-08-2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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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출구 전략이 기정사실로 된 상황에서 신흥국에 대한 충격이 강도를 더하면서 확산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자에서 말레이시아가 아직은 경상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환율이 다른 신흥국에 못지않게 치솟는 등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21일 올해 성장 전망치를 애초의 5∼6%에서 4.5∼5%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2분기 성장이 연율 기준 4.3%로, 시장이 기대한 4.7%에 못 미친 것과 때를 같이한다.

지난 1분기 성장도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 4.1%에 그쳤다.

바클레이스의 라훌 바조리아 이코노미스트는 저널에 “중앙은행이 시장 기대를 견제하기 위한 예방 차원에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경상 수지가 지난 2분기에 26억 링깃(약 8천840억 원)으로 흑자는 유지했으나 그 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 1분기는 흑자가 87억 링깃이었으며 지난해 4분기는 229억 링깃으로 각각 집계됐다.

저널은 말레이시아가 지난 1997년의 아시아 외환 위기 이후 경상 흑자를 유지해왔음을 상기시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흑자 비율은 지난해 말 7.9%이던 것이 지난 2분기에는 1.1%로 급감했다.

로이터는 말레이시아가 이 추세로 가면 인도, 인도네시아 및 브라질처럼 경상 적자국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출이 줄면서 수입은 늘어나고 달러에 대한 링깃화 가치도 올 들어 7% 이상 빠졌음을 로이터는 상기시켰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이 때문에 지난달 말레이시아의 신용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제티 아크타르 아지즈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장은 그러나 “우리는 내수가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외부 도전이 제기되지만 (견고한) 내수가 성장을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링깃 환율이 치솟는 데 대해서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이전에도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달러에 대한 링깃 가치는 21일 0.2% 떨어져 3.2940을 기록했다.

터키는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잇달아 전격 인상했음에도 효과가 없자 급기야 일일 환시장 개입을 선언했다.

중앙은행은 21일 성명을 내고 “오늘부터 매일 최소 1억 달러의 외화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중앙은행은 정기적인 일 주일짜리 레포(환매조건부채권)를 실행하지 않음으로써 추가 긴축을 할 때는 외화를 매각하지 않아 왔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터키는 경상 적자율이 약 7.1%에 달한다.

이날 중앙은행 성명이 나오고 리라ㆍ달러 환율은 1.9575로 소폭 하락했다.

성명 발표 전에는 1.9640이었다.

인도 역시 환율 방어에 기진맥진한 상태다.

중앙은행이 지난 20일 오후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은행에 800억 루피(약 1조 3천400억 원)를 긴급 투입했으나 루피화 방어에는 실패했다.

루피ㆍ달러 환율은 오히려 새로운 기록인 64.60까지 한 때 치솟았다가 이후 64.13으로 소폭 반락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환 딜러는 AFP에 “인도 중앙은행이 64.45 수준에서 (또다시) 환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는 21일 고객 보고서에서 “(루피ㆍ달러) 환율이 몇 주 안에 70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와 남아공 통화 가치도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들 신흥국의 점진적 접근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씨티의 신흥국 채권ㆍ통화 전략가 루이스 코스타는 로이터에 “솔직히 말해 이런 식으로 찔끔찔끔 접근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면서 “성장 둔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금리를 대폭 인상하는 용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모든 비합리성을 일시에 제거하지 않고 일부만 손질하면 그 결과로 나타나는 상황이 오히려 예전보다도 못한 이른바 ‘차선의 이론’(theory of the second best)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ING의 신흥시장 전략 책임자 사이먼 키자노-에번스는 로이터에 “(출구 전략 공포 때문에) 장기 금리가 계속 강세를 보이는 것이 신흥국을 더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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