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맹세 단체 중 최대…IS 세력확장 속 실제 통제력은 미지수

나이지리아 테러단체 보코하람이 중동의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했다.

보코하람은 7일(현지시간)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가 녹음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랍어 충성맹세 음성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음성메시지는 무선마이크의 모습이 담긴 그래픽과 함께 프랑스어와 영어 자막이 달려 공개됐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음성메시지는 “우리는 무슬림의 칼리프인 이브라힘 이븐 아와드 이븐 이브라힘 알후세이니 알쿠라시(IS 지도자 아부 아크바르 알바그다디의 다른 이름)에 대한 충성을 선언한다. 고난과 번영의 시기에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복종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지금까지 IS에 충성서약을 한 극단주의 세력 가운데 보코하람이 가장 규모가 크다고 지적했다.

NYT는 영국 위기관리 자문기관 레드(red)24 분석을 인용해 현재 보코하람이 6천명가량의 조직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나이지리아 북부 일대 2만㎢를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코하람은 ‘서구식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으로 2002년 설립 후 2009년부터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에서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목표로 군사 도발에 나선 테러조직이다.

지난해 5월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에서 여학생 200여 명을 납치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고 여성 등을 동원한 자살폭탄 테러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격 범위를 나이지리아 인근국으로 확대했다.

이날 충성맹세는 보코하람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의해 나이지리아 북동부 마이두구리에서 자살폭탄 테러 등 5건의 공격으로 50명 이상이 사망한 직후 나왔다.

과거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보코하람의 이번 충성맹세가 사실이라면 IS의 또다른 세력 확장 사례가 될 수 있다.

지난해 6월 신정국가 수립을 선포하고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세력을 확대한 IS는 북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의 이슬람 무장단체와 연대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집트와 리비아, 알제리, 예멘, 사우디아라비아의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들이 IS에 충성맹세를 해 알바그다디가 이를 수락했고, 지난해 10월에는 파키스탄탈레반(TTP) 지휘관들이 알바그다디를 최고지도자로 받아들이겠다고 서약했다.

전문가들은 보코하람과 IS의 유대관계를 시사하는 징후가 최근 1년6개월여 동안 곳곳에서 감지됐다고 말했다.

보코하람 지도자 셰카우는 지난해 공개된 비디오를 통해 IS 지도자 알바그다디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했으며 보코하람의 잔학행위를 담은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IS 군가가 나오기도 했다.

또 이전까지 보코하람의 영상은 되는 대로 거칠게 찍어 올린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공개된 참수 영상은 IS의 수법을 흉내내 더 매끄럽게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IS에 대한 보코하람의 충성맹세가 실제로도 중요성을 지닐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극단세력들이 충성맹세로 IS의 권위를 받아들이더라도 IS가 이들 단체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통제력을 발휘하는지는 확실치 않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보코하람이 IS의 재정 지원을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실제로 명령을 받아 움직일 것 같지는 않다”며 “(충성맹세가) 선전 차원에서 이뤄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