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지도부·중동국가 정상들과 전화통화…백악관 참모들도 총동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핵 협상을 성사시키고 나서 국내 반대파들과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 분주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특히 핵 협상 자체를 반대하는 공화당을 설득하기 위해 본인은 물론이고 조 바이든 부통령,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을 비롯한 백악관 고위 참모들까지 총동원해 의원들에게 ‘전화공세’를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상·하원 지도부 4명과 잇따라 통화했다고 에릭 슐츠 백악관 부대변인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란 핵협상 타결 내용을 설명하고 함께 논의했다고 슐츠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6월 말 최종 합의 전까지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화당이 합의 무력화를 시도하거나 새로운 이란 제재 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현재 이란 핵 합의안이 백악관이 애초 제시했던 목표를 크게 벗어났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이 같은 비판을 의식, 4일 주례 라디오 연설도 이란 핵 합의안을 세일즈하는데 활용했다.
그는 이란 핵 합의를 “역사적 합의”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이번 합의안이 완전히 이행만 되면 우리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고 미국과 동맹국, 그리고 전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이란이 합의를 어기면 세상이 바로 알게 돼 있다. 이란이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면 우리가 바로 사찰을 한다”면서 “이번 협상은 막연한 ‘신뢰’가 아니라 전례 없는 ‘검증’을 토대로 타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의회와 국민에게 이란 핵 합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할 것이며, 이를 토대로 열띤 토론이 있길 기대한다”면서 “토론에 앞서 우리는 이란 핵시설 폭격, 제재 강화, 협상 등 3가지 선택권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시설 폭격 시 이란은 결국 수년 후 다시 핵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고, 또 제재를 더욱 강화해도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결국 이번과 같은 외교적 해법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바레인과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4개국 정상들과도 통화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과 핵협상 결과를 공유하면서 “모든 것이 합의될 때까지 어떤 것도 합의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몇 달간 이란 핵 프로그램의 평화적 속성을 확실히 할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해결책을 위한 기술적 세부사항들을 마무리 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이란의 행위에 대해선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