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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내부고발로 망한 해외 기업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내부고발로 망한 해외 기업

입력 2014-01-17 00:00
업데이트 2014-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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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7대기업 ‘엔론’ 몰락 거울 삼아 이사회 최고위서 윤리경영 도맡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공익 제보로 거대 기업이 파산하거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기업은 여전히 감추기에만 급급할 뿐 사전 방지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형석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심의관은 16일 “한국 기업들은 공익 제보가 기업의 존폐와 직결될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부 고발로 ‘엔론’과 같은 거대 기업이 파산하는 것을 목격한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은 이사회 최고위직 중 한 명이 윤리경영 업무를 직접 맡아 내부 고발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식품업체 ‘미토호프’는 2007년 공익 제보로 사장이 구속되고 회사는 폐업했다. 전직 종업원의 고발로 수년간 소고기 크로켓 등의 제품에 돼지고기를 섞어 판매해 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008년 5월엔 일본 오사카의 최고급 요정기업인 ‘센바기쓰조’가 소고기를 비롯한 식재료의 원산지를 속이고, 먹다 남은 회를 다른 손님의 요리에 재활용해 온 사실이 들통 나 자진 폐업하기도 했다. 유제품 시장의 80%를 장악하며 매출 10조원을 기록했던 거대 기업 ‘유키지루시’ 식품도 소고기의 원산지를 속여 팔다 거래업체의 공익 제보로 2001년 문을 닫았다.

미국의 7대 기업 중 하나였던 신생 에너지기업 엔론은 15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회계장부에 넣지 않고 실적을 부풀리다가 발각돼 2001년 문을 닫았다. 당시 셰런 왓킨스 부사장은 이 같은 회계 부정을 케네스 레이 회장에게 편지 형식으로 보고했지만, 레이 회장은 이를 무시했다. 2002년에는 미국 2위의 통신회사였던 ‘월드컴’이 파산을 신청했다. 월드컴은 수년간 38억 달러의 비용을 이익으로 둔갑시켜 주가를 올리다가 내부 감사에 걸렸다. 버나드 에버스 회장은 2006년 징역 24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세계 최대의 제약회사도 공익 제보 앞에서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화이자의 계열사 파마시아는 심장병과 고혈압 등의 부작용을 숨긴 채 성장장애 치료제를 노화방지제로 둔갑시켜 판촉해 오다 2005년 내부 고발을 당했다. 투명·윤리 경영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던 화이자는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탐사보도팀
2014-01-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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