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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에 끝난 허니문… 국정 현안 쌓인 靑, 당 장악 나섰나

6개월만에 끝난 허니문… 국정 현안 쌓인 靑, 당 장악 나섰나

입력 2014-12-31 00:06
업데이트 2014-12-31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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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본격 계파 전쟁 치닫나

‘올 것이 왔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가 30일 계파 갈등을 표출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 핵심 중진 의원들의 지난 19일 청와대 비공개 만찬까지 뒤늦게 알려지며 국정 운영 3년차를 맞는 여권의 물밑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져 계속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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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 오찬을 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 오찬을 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30일 새누리당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소속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 모여 오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기준·서청원·이주영 의원.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30일 새누리당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소속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 모여 오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기준·서청원·이주영 의원.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2016년 4월 실시되는 20대 총선의 공천권을 둘러싼 양 계파의 주도권 싸움은 시간문제였다. 특히 친박계와 김 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 ‘공천 학살’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친박계는 2012년 총선을 계기로 친이(친이명박)계를 누르고 새누리당을 장악했다. 그러나 친박계를 떠난 김 대표가 당권을 잡은 이후 비박(비박근혜)계가 되살아났고, 2007년 대선 경선의 구원 관계가 재연되는 분위기다. 친박계가 이날 발언을 기점으로 김 대표 취임 이후 이어 온 ‘허니문’을 깨고 본격적인 공격을 계속할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한 김 대표의 대응도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일단은 무대응하며 확전을 피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친박계 35명이 모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송년 오찬에서는 김 대표에 대한 불만이 팽배했다. 친박 핵심 유기준 의원은 “당청 관계가 삐걱거리고 불협화음도 들린다. 여도 아니고 야도 아닌 이런 상태로 당을 이끌어 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임 사무총장인 윤상현 의원도 “존재감 있는 여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존재감 있는 여당 대표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거들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나도 대표를 해 봤는데”라면서 “김 대표가 고뇌하며 생각을 하고 내년엔 좀 더 많은 당내 소통을 하고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 주면…(좋겠다)”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그러나 김 대표는 여의도의 한 곰탕집 오찬에서 ‘인사권 사유화·전횡’ 비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내가 정치한 지 30년인데 그런 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심정도 이해한다”며 “나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도 된다”고는 했지만 “무슨 사당화냐”며 선을 분명히 그었다.

친박계는 올해 국회의장 후보 경선, 주요 광역단체장 지방선거 경선에서 비박계에 밀렸고 7·14전당대회에서 참패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 등의 국정과제에 대한 반발 여론이나 경제활성화 등 국정 운영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것,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을 계기로 고조된 국정쇄신론 등이 모두 친박계의 위기의식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친박계 중진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시점과 의미는 남다르다. 대선 승리 2주년인 지난 19일 만남은 공식 회동을 선호하는 박 대통령 스타일과도 배치되기 때문이다. 원조 친박계와 일부 초재선도 앞서 비공개로 청와대를 방문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친박계를 중심으로 당 친정 체제를 강화하면서 국정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가 어느 정도 수위에서 대응하느냐에 따라 여권의 권력 갈등은 전개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4-12-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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