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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조마한’ 이산가족들 “북한이 미사일 쏘면 안되죠…”

‘조마조마한’ 이산가족들 “북한이 미사일 쏘면 안되죠…”

입력 2015-09-16 13:21
업데이트 2015-09-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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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안 되죠. 한민족이고 동포고 가족인데 만나야 할 것 아닙니까.”

서울 용산에 사는 이산가족 유승곤(83) 할아버지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제4차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시사한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

황해도 신천이 고향인 유 할아버지는 착잡하면서 조마조마한 심경을 감추지 못한 채 “자나깨나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생각뿐”이라며 “죽기 전에 고향 땅을 꼭 한번 밟아보고 싶다”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그는 “한국 전쟁 당시 국군이 퇴각할 때 18세였는데, 난리통에 아버지와 어머니, 남동생, 여동생 등 가족들을 남겨두고 혼자 남쪽으로 내려왔다”며 “생전에 가족 얼굴을 한번 봤으면…”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유 할아버지는 “미사일이나 로켓 발사도 안 되는데 이보다 더 무서운 핵실험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손을 내저었다.

인천에 사는 조창남(98) 할아버지도 고향이 황해도 신천이며, 북쪽에 부인과 아들 등 가족들을 두고 홀로 내려왔다.

조 할아버지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추첨에서도 안 됐다”며 “가족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하루바삐 만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고 하니 언짢다. 마음이 안 좋다”고 북측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처럼 북한이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잇달아 시사하자 이산가족들은 다음 달로 예정된 금강산 상봉이 자칫 무산될까 가슴을 졸이고 있다.

이상철(64)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10월20일부터 열릴 이산가족 상봉에 자칫 걸림돌이 될까 우려된다”며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이 위원장은 “이산가족을 포함한 온 국민과 세계가 평화를 원하고 있는데, 북한은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고 평화를 지향하는 세계관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이산가족들은 이번 상봉 행사 인원인 100명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상봉하길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시사로 한반도 정세가 긴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합의에 따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절차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남북은 15일 이산가족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한 데 이어 16일 생사확인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남북은 의뢰서에 적힌 사람들의 생사를 확인한 뒤 다음 달 5일 결과 회보서를 주고받는다.

이어 양측은 다음 달 8일 최종 상봉 대상자 100명의 명단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10월 20∼26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북한이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지 아니면 핵실험을 할지 국내외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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