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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관 화재 원인 유족ㆍ시공사 공방

현대미술관 화재 원인 유족ㆍ시공사 공방

입력 2012-08-14 00:00
업데이트 2012-08-1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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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용접작업 없었고 안전요원도 충분했다”

13일 발생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 공사현장 화재의 원인 등을 놓고 유족과 시공사 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또 짧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계속됐다.

유족 대표 류택상(48)씨는 14일 미술관 건설현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재가 난 지하 3층에서 용접 작업을 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증언이 있다”며 “이번 화재는 부실한 안전 관리가 만들어낸 총체적 인재”라고 주장했다.

류씨는 “당시 지하 2층에서 우레탄 작업을 하고 있었고 지하 3층 기계실 천장에 우레탄 작업이 돼 있었다”며 “기계실 시설이 파이프라인 등이어서 시설 작업을 하려고 용접했고 불길이 지하 2층으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씨는 “현장의 한 업체 관계자가 ‘우레탄 작업을 하니 용접하지 말라’고 두 번이나 이야기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나도 지난달 30일부터 지난주 초까지 이 현장에서 근무했다”며 “지하 3층과 2층에는 안전요원이 한명 밖에 없고 유사시 인원 대피를 위한 비상 유도등도 없어 마치 미로처럼 길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류씨는 “공정률을 맞추지 못하면 중간기성이 삭감되므로 현장소장이 하도급업체에 인력 투입과 작업시간 연장을 종용했다”며 “내가 이곳에서 작업할 때도 그런 유의 압박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날 경찰의 안내를 받아 화재 현장을 둘러봤으며 이후 대책위원회를 꾸려 시공업체 측과 보상 문제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시공사인 GS건설 측은 유족들의 이같은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김세종 GS건설 상무는 이날 건설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 당일 현장에서 용접 작업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체 파악한 결과 당일 오전 용접작업공을 현장에 배치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안전요원이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잘못된 이야기다. 충분한 인력이 돌고 있었다”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짧은 공기를 맞추려고 무리하게 작업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상무는 “야간작업이 일부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우기 등에 대비해 공정을 앞당기려고 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내부 검토 결과 공기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공사를 발주한 국립현대미술관 측도 공기를 무리하게 잡은 것이 아니라며 GS건설 측과 같은 견해를 내놓았다.

윤남순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운영단장은 “20개월이라는 공사 기한은 우리가 독단으로 잡은 것이 아니라 조달청에 계약을 의뢰할 때 건설사업관리(CM)단의 건의를 받아서 한 것”이라며 “1군 업체인 GS건설이 정상적 공법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응찰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부지에서 기무사령부와 국군통합병원을 내보낸 것은 대통령이 미술계에 큰 선물을 준 것”이라며 “공무원 위치에서는 어쨌든 기한 내에 차질없이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내 책임이고 사명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그러나 공기를 맞추라는 청와대 등의 압력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기한 내 완공하라는 압박을 받았다면 인력과 예산을 요청했겠지만 그런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10시30분 2차 현장 감식을 시작했다. 경찰은 감식 결과를 토대로 발화점과 현장 상태 등을 파악하는 한편 당시 근무자와 업체 측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13일 오전 11시20분께 서울 종로구 소격동 경복궁 옆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 3층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현장 근무자 김모(50)씨 등 4명이 숨진 것을 비롯, 2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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