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 참으셨더라면…” 24일 ‘민주시민장’ 엄수
문재인·안철수 두 대선 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며 투신해 숨진 故유병수(53)씨의 장례식장을 지키던 유족들은 23일 안철수 후보의 사퇴선언 소식이 전해지자 오열했다.고인이 된 유씨는 지난 22일 오후 5시10분께 전북 완주군 용진면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문·안 후보에게 “단일화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몸을 던졌다.
유씨가 숨진 지 하루 만에 평행선을 긋는 듯 했던 문·안 후보 단일화 논의는 안 후보의 사퇴선언으로 일단락됐다.
장례식장에서 단일화 소식을 접한 유족들은 망연자실했다.
유씨의 아들(22)은 “아버님 뜻이 전해졌지만 아버님은 계시지 않는다. 하루 만 더 참으셨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인 김모(55)씨도 “친구들에게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주던 사람”이라며 “왜 이런 모진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유씨는 투신하기 전 가로 50㎝, 세로 6m의 삼베 천으로 된 플래카드를 베란다에 걸었다.
플래카드에는 ‘두 후보님께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유씨는 플래카드에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뜻을 모아주시고 한 분은 수레를 끌어주시고 한 분은 밀어주시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주십시오. 땀을 흘려 일하고도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을 보살펴 주십시오”라는 유서를 남겼다.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지지모임인 안심포럼, 시민단체는 24일 오전 9시 유씨의 명복을 비는 ‘민주시민장’을 거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