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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야 소리…연기 자욱해출구 못찾아 아수라장”

“불이야 소리…연기 자욱해출구 못찾아 아수라장”

입력 2014-05-26 00:00
업데이트 2014-05-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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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터미널 화재 현장서 대부분 “대피 방송 못들어”

“불이야 소리가 곳곳에서 나고, 검은 연기가 자욱해 숨을 쉴 수 없었다. 출구를 못찾아 소리 지르고 아수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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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현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현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9시께 불이 나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고양종합버스터미널 건물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 상태였다고 현장에서 탈출한 시민들은 밝혔다.

지상 7층, 지하 5층으로 된 고양종합터미널은 시외버스 터미널을 비롯해 대형마트, 쇼핑센터, 영화관이 입점해 있는 다중이용시설이다. 규모는 2만여㎡다.

화재가 난 오전 9시께는 버스터미널 이용 출근 승객들이 많이 빠져나간데다 홈플러스 개장 시각이라서 시민들이 아주 많은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불이 완전히 꺼지기까지 약 20여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사망자 5명을 비롯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스프링클러(살수기)가 작동했으나 통로를 타고 검은 연기가 빠른 속도로 건물을 뒤덮어 인명피해가 커졌다

터미널 등 시설 운영주 측의 대피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웠다.

특히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대피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주부 장모(42·여)씨는 “터미널로 올라가는 길에 에스컬레이터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와서 봤더니 갑자기 불이 확 올라왔다”면서 “’뛰어! 대피해!’라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서 그 자리에 짐 내려놓고 애들 데리고 대피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사이렌 소리 같은 것만 들리고 대피 방송은 안 들렸다”며 “갑자기 ‘꽝’ 떨어지는 소리가 났는데 엘리베이터 추락 소리인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자녀를 버스에 태워주기 위해 터미널에 있었던 박 모(45)씨는 “1층에서 2층 에스컬레이터로 ‘퍽’하는 소리와 함께 불과 연기가 솟아오르고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가득 찼다”고 전했다.

그는 “터미널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고 (본인은) 비상계단을 통해 빠져나왔다”면서 “대피 안내방송은 없었고 불을 본 사람들이 소리 질러줬던 것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2층에 있던 시민 정병록 씨는 “계속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스프링쿨러가 터지고 셔터가 내려가고 아비규환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불은 지하 1층에 위치한 푸드코트 내 입점 준비로 용접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연기가 통로를 타고 금세 위로 퍼져 오르면서 버스터미널과 쇼핑센터 등이 위치한 지상 2층 화장실과 계단에서 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와 부상자들은 현재 일산병원, 일산백병원, 명지병원, 일산동국대병원 등으로 나뉘어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명지병원으로 옮겨진 이모(65)씨의 지인은 “(이씨가) 나올 때 보니 연기를 뒤집어쓴 것 같이 온 얼굴이 시커맸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현재 심폐소생술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이 위독하다.

인근 사거리에서 현장을 본 목격자는 “하늘이 새까맣고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굴뚝처럼 검은 연기가 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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