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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천㎜ 넘는 기록적 폭우에도 피해 적은 까닭은

제주 1천㎜ 넘는 기록적 폭우에도 피해 적은 까닭은

입력 2014-08-04 00:00
업데이트 2014-08-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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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역은 제12호 태풍 ‘나크리’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지난 1∼3일 사흘간 한라산에 1천㎜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져 관측 이래 최다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난 1일부터 3일 오전 6시까지 한라산 윗세오름에는 1천480㎜(2일 1천182㎜)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또 진달래밭 1천55㎜(2일 840.5㎜), 어리목 786㎜(2일 620㎜), 성판악 565㎜(2일 430.5㎜) 등 한라산에 많은 비가 내렸고 다른 곳은 제주 124㎜, 서귀포 164.5㎜, 성산 90.2㎜, 고산 42.9㎜의 누적 강수량을 보였다.

2일 하루 윗세오름에 내린 강수량(1천182㎜)은 한라산(윗세오름·진달래밭)에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된 2002년 12월 이후 1일 강수량으로는 최다 기록이다. 4천㎜가 넘는 한라산 연평균 강수량의 4분의 1 수준의 비가 단 하루에 쏟아진 셈이다. 역대 한라산 1일 강수량 최다 기록은 태풍 메기가 내습한 2004년 8월 18일의 878.5㎜(윗세오름)이다.

이처럼 많은 비가 내렸지만 제주 지역은 침수 피해를 본 곳 없이 별다른 폭우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

다른 지방에서는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져 불어난 계곡물에 승용차가 휩쓸려 떠내려가 일가족 등 7명이 숨지고, 도로가 침수되면서 수백 명의 피서객이 곳곳에서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등 하루 100㎜가 넘는 비가 내리면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제주 지역에서 폭우 피해가 거의 없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제주만이 가진 특이한 지질구조와 곳곳에 형성된 자연하천, 저류지 역할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도는 토양층에 화산이 폭발할 때 생긴 화산암과 화산재, 모래, 자갈 등이 골고루 분포한 데다 절리와 균열, 공극 등이 많아 빗물이 땅속으로 잘 스며든다는 것이다.

화산회토(火山灰土·volcanic ash soil)로 분류되는 제주도의 토양은 토양적용밀도가 낮고 공극률과 투수성이 높아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하방침투가 매우 빠른 특징이 있다.

제주도 자연재난표준행동매뉴얼에 따르면 제주에는 전체길이 832.9㎞에 이르는 147개(제주시 66개·서귀포시 81개)의 지방하천과 소하천이 있다.

한라산 경사면을 따라 해안까지 이어지는 이들 자연하천은 산간 등 곳곳에서 쏟아지는 빗물을 자연스럽게 바다로 흘려보내는 도수로 구실을 해 비 피해를 줄였다. 제주의 하천은 지질 및 지형 특성상 평상시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마른 하천이다.

저류지의 역할도 컸다.

한천 2개소, 병문천 4개소, 산지천 4개소, 독사천 2개소 등 4개 하천에 시설한 저류지 12개소(총 저장량 147만7천㎥)는 하천으로 흘러든 엄청난 양의 빗물 가운데 일부를 저장해 하천 범람을 막았다.

제주발전연구원 박원배 연구기획실장은 “엄청난 강수에도 비 피해가 적은 이유는 호우가 한라산에 집중됐고 투수성이 좋은 독특한 제주 토양, 지난 2007년 내습한 태풍 ‘나리’ 이후 제주 곳곳에 만들어진 저류지의 효과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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