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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수요 검증 통과’…공은 다시 5개 시·도로

‘신공항 수요 검증 통과’…공은 다시 5개 시·도로

입력 2014-08-25 00:00
업데이트 2014-08-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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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개 시·도 합의 후 입지 사전타당성 검토 착수” 5개 시·도, 입지 관련 합의안 끌어낼지 주목

‘신공항(제2 허브공항) 혈전’이 재개됐다.

정부에서는 영남권으로, 부산권에서는 동남권으로, 대구·경북권에서는 남부권이라 부르는 등 용어조차 특정하지 못할 만큼 뜨거운 감자인 신공항 건설 문제가 25일 국토교통부의 ‘영남권 항공수요 조사 용역’ 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신공항은 부산,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 소위 영남권 5개 시·도가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등 후보지 2곳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며 난타전을 벌였던 사안이다.

4대 강 사업을 불도저 마냥 밀어붙였던 이명박 정부마저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못한 채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모두 부적합지로 결론짓고 사실상 백지화했을 만큼 난제로 꼽힌다.

따라서 이번 국토교통부의 발표 이후 신공항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그림을 그릴지 영남권뿐만 아니라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토교통부의 영남권 항공수요 조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이행 차원에서 지난 1년간 시행됐다.

신공항 과연 필요한지 검증하는 이번 용역 결과, 2040년 김해공항은 지금보다 4.7%(연간 967만 명→2천497만 명), 대구는 5.4%(108만 명→343만 명), 울산·포항·사천은 1.2%(83만 명→97만 명)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대구공항과 울산·포항·사천공항 등 4개 공항은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현재의 슬롯(활주로 이착륙 횟수)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해공항의 슬롯(활주로 이착륙 횟수)은 2023년께 현재 한계치인 11만 8천 회(민항 기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023년 김해공항 활주로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용역 결과에 대해 원칙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김해공항이 2023년께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는 예측되는 만큼 장래 항공수요에 맞춘 대책이 필요하며 신공항 입지, 규모, 경제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다는 입장만 밝혔다.

하지만 5개 시·도는 달랐다.

’신공항 조기 건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이 입증됐다’며 일제히 과도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 같은 오버 액션은 앞으로 신공항을 놓고 전개될 입지 논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5개 시·도 가운데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구·경북과 부산은 용역 결과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과 전망을 곁들이며 기 싸움을 재연했다.

먼저 공동성명서 발표회까지 연 대구시와 경북도는 “남부권 경제공동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공동발전을 위해 특정지역이 아니라 남부권 지역전체의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특정지역이란 부산 가덕도 입지를 추진하는 부산시를 겨냥한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그동안 신공항 입지와 관련 1시간 내 접근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경남 밀양을 후보지를 지지해왔다.

가덕도 신공항을 고집하는 부산시도 물러서지 않았다.

애초 특별한 논평을 하지 않기로 했던 부산시는 대구시·경북도의 공동성명발표 소식을 듣고 정경진 행정부시장이 기자실에 들러 “영남권의 백년대계를 위해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허브공항 건설’이 조기 건설되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주장하는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은 현재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이착륙이 제한되는 김해공항을 대체하는 공항을 말하며, 안전한 공항이란 안전사고 위험을 안은 밀양과 같은 산지가 아닌 해상을 매립하는 가덕도 신공항을 뜻한다.

후보지 중 한 곳인 경남 밀양을 놓고 대구시·경북도와 부산시가 으르렁거리는 데 반해 경남도는 느긋한 입장을 드러내 대조를 이뤘다.

경남도는 향후 입지 타당성 조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하라고 주문했지만 입지 선정에서 탈락한 지역에는 신공항에 상응하는 국책사업을 부여해야 한다는 엉뚱한 속내를 드러냈다.

밀양시가 국책사업으로 나노바이오 단지 유치를 추진 중인데 밀양 신공항이 무산되면 나노 바이오단지 건설이라도 보장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구시·경북도와 부산시가 사활을 걸고 싸우는데 앉아서 실리를 챙기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신공항의 입지, 규모, 경제성 등에 대한 엄밀한 검증을 위해 5개 지방자치단체 간 합의를 거쳐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착수할 계획이라며, 이제 공을 5개 시·도에 넘겼다.

이에 대해 5개 시·도는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지 타당성 조사를 촉구했지만 그 누구도 그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의사는 드러내지 않았다.

각자 다른 속내를 가진 5개 시·도가 그들이 바라는 조속한 신공항 건설을 위해 어떤 결단과 합의, 양보를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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