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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까지 타들어간 가뭄’…논밭 마르고 먹을물도 부족

‘목까지 타들어간 가뭄’…논밭 마르고 먹을물도 부족

입력 2015-06-09 10:23
업데이트 2015-06-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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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내륙·도서지역 등 식수난에 비상급수지역 확대

“농사요? 먹을 물도 없어요.”

극심한 가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농민들의 가슴뿐만 아니라 목도 타들어가고 있다.

저수지와 강의 수위가 내려가고 말라붙어 논밭에 댈 물은커녕 먹을 물도 부족한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당국이 식수차를 동원해 비상급수에 나서고 있지만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하수나 계곡물을 취수원으로 사용하는 인천 도서지역과 충북·경북·강원·경기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식수난이 확산하고 있다.

환경부의 지난 7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전국 9개 시·군 38개 마을에서 비상급수체계가 가동 중이다. 2천955가구 5천400여 명이 운반급수나 제한급수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급수로 식수를 공급받는 지역이 늘고 있다. 장마가 이달 하순으로 예보된 터여서 식수난을 겪는 지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경기 가평군은 지난달 말부터 매일 청평면 호명리 중박골과 오류동 등 7개 마을에 급수차량 5대를 동원,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도 7개 면 중 광역상수도가 공급된 영흥면을 제외한 6개 면에 식수가 고갈돼 제한급수를 받는 실정이다. 지난달에만 1.8ℓ짜리 병입 수돗물 2만3천개를 공급했다.

옹진군은 지난해 강수량이 432㎜로 전국 평균의 36.8%에 그친 데다 올해도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강원지역도 사정은 비슷해 비상급수지역이 늘고 있다.

4월 한 달간 70건 286t, 지난달 253건 1천47t의 급수했으며, 이달 들어선 8일 동안에만 183건 968t을 급수했다.

이 가운데 식수와 생활용수는 100건 433t에 달한다.

강원지역에서 식수난이 심각한 곳은 춘천시 남산면 광판3리, 삼척시 가곡면 탕곡리, 정선군 정선읍 봉양6리 등 3개 시·군 5개 마을이다.

충북 단양군은 지난달 2일부터 어상천면 연곡1리 4가구에만 식수를 공급했으나 지난 5일부터는 영춘면 사지원리 10가구에도 하루 한 차례씩 급수차로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영춘면 유암리 정명옥(54) 이장은 “당장은 농업용수 부족이 급한 문제지만 영춘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식수도 달리기 시작했다”며 “이달 말까지 가뭄이 이어지면 식수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 부족으로 형제처럼 지내던 이웃 간 갈등까지 벌어지고 있다.

영춘면의 한 주민은 “하루 어느 집이 관정의 물을 쓰면 다음날 누가 쓰는 식으로 조정하고 있지만 갈들을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뭄이 심각한 경북 내륙지역도 이들 들어 급수하는 곳이 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는 지난달 한 달간 177차례 632t의 급수를 했으나 이달 들어 벌써 70차례 312t의 식수를 공급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3∼4곳에 불과하던 급수지역이 지난달 말부터 예천·봉화·울릉·청송·구미 등 7개 시·군 11곳 마을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자체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옹진군은 이달 초 가뭄이 극심한 지역에 3억5천만원의 예비비를 긴급 투입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관정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상수도 미보급 지역에는 올 상반기 중에 지방 상수도를 공급할 방침”이라며 “일부 지역은 계곡수를 활용한 대체 수원을 확보하는 등 비상 급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가뭄 취약지역에 상수도 보급률을 높이는 한편 전국 147곳의 소규모 수도시설을 개발해 지하수 수량을 늘리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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