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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평 직후 메르스 휴업”…고3 수험생 커지는 불안감

“모평 직후 메르스 휴업”…고3 수험생 커지는 불안감

입력 2015-06-09 17:10
업데이트 2015-06-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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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상담시기 학교와 단절…장기화 땐 불이익 우려

“지난 4일 모평(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을 보고 가채점한 결과를 가지고 선생님과 수시전형 진학상담해야 하는데 갑자기 휴업을 하게 돼 걱정이 태산입니다. 그렇다고 감염 불안감이 큰데 무작정 학교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으니 난감할 뿐입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경기 남부권 7개 지역 모든 학교에 휴업령이 내려지면서 이 지역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토로하는 고민이다.

도내 전체 고교 가운데 40%인 182개 고교가 휴업한 가운데 해당 지역 고교들이 혼돈에 빠진 것이다.

초·중학교와 마찬가지로 학사일정이 중단된 것은 물론 학교 내 공교육 시스템에서 이뤄지던 학습지도, 진학상담, 자율학습 등이 올스톱됐다.

수원지역 일반계고 A고 3학년 부장교사는 “모평을 보고 나서 이번 주부터 가채점과 예상등급을 가지고 학생별로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월요일) 등교 하루 전날 일제 휴업이 결정되면서 모든 일정이 스톱됐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의 경우 모평 이후 이달 하순이나 다음 달 초순 예정된 기말고사까지 학습력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시점이다.

교사로서는 9월 초 수시전형 시작을 앞두고 과목별 수행평가를 진행하고 학생별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한다.

B고 한 고3 담임교사는 “모평 성적을 토대로 진학할 대학군을 상담하고 기말고사까지 공부의 고삐를 당기는 시점에 갑자기 휴업에 들어가 학습 동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며 “아이들과 단절된 상태에서 일일이 전화로 지도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고충을 전했다.

고3·고1 자녀를 둔 한 학부모(수원시 영통구)는 “학교 친구들과 떨어져 홀로 집에서 머물게 되면서 심리적 고립감과 불안감이 크다”며 “도서관도 메르스 때문에 보낼 수 없고 집에 두자니 학습 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맞벌이 학부모(용인시 수지구)는 “1주일은 어떻게 버티겠지만 더 휴업이 더 연장된다면 학습 밸런스와 리듬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더구나 휴업한 지역 수험생들만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걱정했다.

이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은 고3생에 한해 자습용 교실을 개방하거나 자율등교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집단생활에 따른 감염 위험을 원천 차단하고자 교직원과 학생 출입을 최소화하고 초등학교의 맞벌이 가정이나 돌봄 교실만 제한적으로 개방한다는 교육청 지침에 따라 고교의 교실 개방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평소 주말마다 자습용 교실을 개방하던 학교도 이번 주에는 학생 출입을 금지해 수험생들의 고립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학부모 정모씨는 “고3은 수업은 못해도 도서관이나 독서실은 다녀야 형편”이라며 “수시로 체온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학교장에게 개방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메르스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은 가운데 휴업에 찬성하는 학부모가 여전히 많고 다른 지역 학부모들조차 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크고 작은 대학입시 설명회 일정도 메르스 여파로 미뤄졌다.

지난 5일과 오는 12일 수원 수성고와 의정부 도교육청 북부청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대 입학설명회가 연기됐다. 13일 성남 가천대에서 열려던 교사 대상 진학아카데미도 늦춰졌다.

경기도진로진학상담센터도 오는 19일까지 방문 상담을 제한하고 전화상담에 주력하고 있다.

고3 진학상담교사들은 “이번 모평에서 EBS 수능교재 및 강의의 연계가 여전히 유지된 만큼 휴업 기간 차분하게 EBS 수능 강의를 활용해 공부의 흐름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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