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법원 “정인이 양부모 유무죄 판단 전에는 진정서 보지 않을 것”

법원 “정인이 양부모 유무죄 판단 전에는 진정서 보지 않을 것”

오세진 기자
입력 2021-01-06 11:46
업데이트 2021-01-06 12: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정인아 미안해’ 묘지에 쌓인 추모 흔적
‘정인아 미안해’ 묘지에 쌓인 추모 흔적 사진은 지난 4일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양부모의 상습 학대로 인해 사망한 16개월 입양아동 정인양을 추모하는 편지와 물건들이 쌓여 있는 모습. 지난 2일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이 사건을 재조명한 뒤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021.1.4 뉴스1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부모를 엄벌해달라는 진정서가 이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남부지법 재판부에 수백건이 제출된 가운데 재판부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등 재판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피고인들의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는 진정서를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6일 서울남부지법은 “이 사건 진정서 접수 건수가 접수 직원이 (진정서 제출 내역을) 전산 시스템에 일일이 입력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이 사건 담당 재판부인 형사13부(부장 신혁재)는 (진정서가)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증거를 다 보고 (피고인들의)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는 진정서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알려왔다”고 밝혔다.

증거조사를 마친(증거능력이 있는) 적법한 증거만을 바탕으로 재판부가 유무죄 심증을 형성해야 하는데 증거능력이 없는 진정서 내용을 먼저 확인한다면 심증에 영향을 미쳐 재판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설명이다.

법원은 이어 “이제부터는 (제출되는 진정서를) 전산에 입력하지 않고 사건기록에 바로 편철하기로 했다”며 “현재까지 접수된 진정서 양도 상당하고 앞으로 제출될 진정서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진정서는 별책으로 분류·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으로 지난달 11일부터 이날까지 정인양의 양부모를 엄벌해달라는 진정서 680여개가 재판부에 제출됐다.

앞서 정인양의 양부인 안모(불구속)씨와 양모인 정모(구속)씨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지난달 8일 기소됐다.

장씨는 지난해 3~10월 정인양을 집 또는 자동차 안에 혼자 있게 해 유기·방임하고 지난해 6월부터는 정인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의 폭행으로 정인양은 전신에 골절 피해를 입었고 온몸에 멍이 생겼다. 췌장 등의 장기 손상도 심각했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13일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가해 정인양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장씨가 정인양을 지속적으로 폭행·방임하고 이로 인해 정인양의 건강이 극도로 나빠진 것을 알면서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4월 정인양 팔을 꽉 잡고 정인양 손뼉을 강하게 쳐서 정인양이 울음을 터뜨렸음에도 불구하고 이 행위를 계속해 정인양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전문 부검의 3명에게 정인양의 사망 원인 재감정을 의뢰했다. 재감정 결과 정인양에게 가해진 충격의 정도가 양모의 고의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면 살인죄가 성립할 수 있고, 이에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통해 살인죄를 적용할 여지도 열려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