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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조원동-신제윤 경제팀 ‘궁합’ 잘 맞을까

현오석-조원동-신제윤 경제팀 ‘궁합’ 잘 맞을까

입력 2013-03-03 00:00
업데이트 2013-03-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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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ㆍ부동산 침체에 공약재원ㆍ가계부채까지 현안 산적

박근혜 대통령이 2일 금융위원장 후보자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첫 경제팀 라인업이 사실상 완료됐다.

경제민주화를 지휘할 공정거래위원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거시경제를 끌고 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등 3두 마차가 결정된 것이다.

3명 모두 해당 직책에 상당한 내공을 가진 관료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실무에 밝은 전문가를 배치했다는 평가다.

현오석(63, 행시14회) 부총리 후보자와 조원동(57, 행시23회) 경제수석은 각각 충북 청주, 충남 논산 출신이지만, 경기고 동문이며 옛 경제기획원 출신이다. 둘 다 거시정책을 총괄하는 ‘족보 있는’ 보직인 경제정책국장을 거쳤다.

신제윤(55, 행시24회)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서울 출신으로 휘문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옛 재무부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그래서 3인방 인선에 연공서열도 고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 부총리 후보자는 정책 현장에서 떠난 지 14년 만에 복귀한 것이지만 지난 4년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일했기에 현안에 밝은 편이다.

조 수석도 2010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을 끝으로 관직을 떠났지만 2011년부터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연구원장을 맡아온 만큼 거시경제정책은 물론 조세정책의 흐름을 꿰고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 후보자는 국제금융과장, 금융정책과장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온화하고 합리적이어서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운데다 리더십도 있어 금융위를 이끄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순발력도 있다는 게 관가의 평가다.

이 때문에 경제부처 간 정책 조율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일각에서는 현 부총리 후보자와 조 수석의 ‘궁합’이 잘 맞을지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같은 경제기획원 출신인데도 직접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별로 없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두 명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현 부총리 후보자와 연배 차이가 큰데다 모두 거시경제정책을 운용해 본 경험이 많아 정책 조율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찰떡 궁합’은 아니더라도 엇박자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신설 부처이자 통치권자의 힘이 실린 미래창조과학부와의 관계 설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현오석-조원동-신제윤 라인의 성향에 비쳐볼 때 거시경제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느리면 재정지출을 늘릴 가능성은 제기된다.

1월 광공업ㆍ서비스업 생산, 소비 지표가 일제히 전월보다 감소한데다 미국에선 예산을 자동 삭감하는 ‘시퀘스터’가 발동된 것도 하방요인으로 꼽힌다.

시퀘스터의 경우 미국 정치권이 이른 시일내 절충안을 찾지 못하면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 수출전선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KDI는 작년말 현 후보자가 원장으로 있던 때 경기 지탱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경기 요인 외에도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재정 보전 필요성, 공약 이행 재원 마련 등의 이유로 추가경정예산을 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대두된다.

특히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한 135조원의 재원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현 후보자가 풀어야 할 우선과제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의 부진을 더는 좌시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시장 침체는 소비심리는 물론 경제 전반의 성장에 악영향을 준다.

기획재정부가 민간연구기관의 참여로 펴낸 거시경제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신도시의 부진 심화 ▲지방 주택시장의 급격한 조정 ▲중장기 인구ㆍ가구 구조의 변화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 가능성 등을 주택시장의 ‘복병’으로 내다봤다.

가격하락폭이 큰 지역의 침체가 심해지면 부채상환 부담이 커지며 투매로 이어져 부동산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부동산 과열기에 도입된 규제를 철폐하는 정책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 계류된 분양가 상한제의 부분 폐지안이 대표적이다.

다만, 신 후보자는 이날 주택담보대출시 담보가치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당분간 완화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관계인 가계부채 문제 해결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국민행복기금’을 해법으로 들고 나온 만큼 예정대로 이달 출범을 위해선 구체적인 설계를 위한 정책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 부총리 후보자와 신 후보자로선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넘는 게 급선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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