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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은행지주 회장 임종룡…임기 완주할까

최연소 은행지주 회장 임종룡…임기 완주할까

입력 2013-06-06 00:00
업데이트 2013-06-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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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대 회장 모두 중도퇴임…중앙회와 관계설정 관건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임종룡(54) 전 국무총리실장은 국내 은행지주(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최연소다.

임 내정자를 두고 제기되는 가장 큰 궁금증은 과연 이번에는 그가 회장 임기를 ‘완주’할 수 있을지다.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한 지 불과 1년3개월 만에 초대 회장과 2대 회장이 중도에 하차하는 등 농협금융의 지배구조가 아직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전문성·경험 높이 샀다”…관료 출신은 부담

농협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틀간 열린 회의에서 회추위원 5명의 투표 끝에 6일 오전 임 전 실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1959년생인 그는 현재 10개 은행지주사 회장 가운데 리처드 힐(48) SC금융지주 회장을 제외하면 국내 인물로는 가장 젊다. 취임 연도 기준으로는 52세에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됐던 황영기 법무법인 세종 고문에 이어 두 번째다.

임 전 실장은 애초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지는 않았다. 전임 신동규 회장이 관료 출신 외부인으로서 조직에 융화하지 못하고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 갈등을 빚어 중도 사퇴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내부 출신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이런 맥락에서 정용근·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나 신충식 농협은행장이 하마평에 자주 오르내렸지만, 실제로는 전문성과 다양한 경험 등에서 뛰어난 임 내정자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는 게 농협금융의 설명이다.

회추위는 “임 내정자는 금융·경제분야 전반의 전문 지식과 폭넓은 경험으로 역량이 뛰어나다”며 “농협금융의 경영환경을 빠르게 이해하고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 내정자의 선임 과정에 그를 지지하는 관료 조직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시선도 보내고 있어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내정된 임영록(58) KB금융 사장도 현재는 민간에 몸을 담고 있지만 행정고시 20회 출신에 대부분의 경력이 재무부에서 쌓아졌다는 점에서 연거푸 고위 관료가 금융지주 회장을 맡게 된 셈이다.

우리금융과 KB금융 회장 후보로 거론될 때는 한사코 고사하던 그가 권한이나 위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농협금융 회장직을 선택한 데 대한 궁금증도 낳는다.

임 내정자는 그러나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농협금융은 지주사 체제로 출범한 지 1년밖에 안 돼 아직 불안정하다”며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공공적 측면이 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자원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2년 임기 채울까…체제 안정이 관건

임 내정자는 취임 후 첫 과제로 지주사 체제의 안정을 꼽았다. 농협금융이 아직 지주사로서 제자리를 찾지 못했으며, 이 과정에서 초대 회장이던 신충식 행장이 3개월 만에 회장직을 내놓고 2대 회장인 신 회장도 1년 만에 물러나는 등 완주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지분을 100% 보유한 농협중앙회와 조직·인력이 훨씬 방대한 농협은행의 사이에서 농협금융이 체제가 안정되지 못한 채 표류하다가는 임 내정자 역시 자칫 ‘이도 저도 아닌’ 처지가 될 우려가 있다.

농협 노조위원장은 “신·경 분리 이후 조직의 안정화가 필요한 시기인데 내부 출신이 아닌 임 내정자가 직원들의 정서나 농협금융의 특성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단 임 내정자는 중앙회나 기존 임직원과의 관계에서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자신이 농협 금융조직의 수장이지만, 대주주인 중앙회의 권한과 역할은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중앙회와) 서로 의견이 항상 같을 수야 없겠지만, 대주주의 권한과 역할은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며 “조직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조화를 꾀하고, 임직원과도 열심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위아래 두루 온화하고 친화력을 가진 성품에 갈등보다는 소통과 협력을 중시하는 임 내정자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임 내정자야말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농협의 금융조직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놓을 적임자인 만큼 문제가 생겨도 원만하게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저금리·저성장과 기업 부실에 발목이 잡힌 농협은행의 실적을 개선하고 지주 체제로서 은행·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사 등 계열사의 상승효과를 이끌어내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그는 “금융기관으로서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고민하겠다”며 잦은 전산사고로 바닥에 떨어진 농협금융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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