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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IJ ‘中지도부 비리’ 폭로…시진핑 개혁 차질빚나

ICIJ ‘中지도부 비리’ 폭로…시진핑 개혁 차질빚나

입력 2014-01-22 00:00
업데이트 2014-01-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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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도부 아이콘 ‘부패 척결’에 치명상 될 수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전·현직 최고 지도부 친인척의 탈세 등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국의 반(反)부패를 비롯한 각종 개혁에 차질이 빚어질지 주목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22일 세계 50여 개 언론과 공동 취재한 보고서를 통해 시 주석의 매부 덩자구이(鄧家貴)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등록된 부동산 개발회사 엑설런스 에포트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은 2006년 버진아일랜드의 회사 ‘트렌드 골드 컨설팅’의 임원이자 주주였고 원 전 총리의 사위 류춘항(劉春航) 역시 같은 곳에 회사를 세워 2004~2006년 임원 겸 주주로 활동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이번 ICIJ의 폭로는 그동안 서방 언론들이 의혹을 제기하던 중국 최고 지도부 관련 비리가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는 점과 현직 최고 지도자인 시 주석 친인척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특히 시 주석이 2012년 11월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직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 이어 이듬해 3월 ‘양회’(兩會)에서 국가주석에 오른 뒤 ‘고강도의 부패척결’을 기치로 내세워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몰고 올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은 총서기에 오른 직후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고 생활태도와 업무태도 문제를 제기하며 새로운 정풍운동을 추진하기 위한 ‘8항 규정’을 내세워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이어 지난해 1월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랑이에서 파리에 이르기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꺼번에 척결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강력한 부패 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시진핑 새 지도부는 지난해 1년 동안 중국 정부의 장ㆍ차관급 인사들을 포함해 18만 명이 넘는 부패 공직자를 적발해 사상 유례없는 반(反) 부패 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통해 15개 개혁 분야와 60가지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면서 ‘전면적인 개혁 심화’에 나서기도 했다.

게다가 ‘상무위원은 사법처리되지 않는다’는 중국의 금기를 깨고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에 대한 ‘부패사건’을 조만간 공개하고 사법처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시점이라는 점에서도 시진핑 지도부를 당혹스럽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ICIJ 보고서에 포함된 시 주석 친인척 관련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는 ‘앞만 보고 달리던’ 그의 부패 척결 드라이브가 자기모순에 빠지는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이 보고서가 2000년부터 조세회피처 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에서 해외로 유출된 자산이 최소 1조 달러, 최대 4조 달러(약 4천270조원)에 달하고 이에 연루된 지도층 인사들이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중국인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다.

새 지도부가 부패 척결과 함께 각종 특권을 줄이고 낭비를 배격하면서 기득권과 각종 권위를 내려놓음으로써 신뢰를 높여가는 상황이어서 ‘이율배반’으로 받아들여지고 전직 지도부를 포함한 지도층에 대한 불신도 커질 수 있다.

시진핑 지도부가 들어선 뒤에도 서방 언론이나 반정부 성향의 매체들이 지도층의 각종 비리 의혹을 간간이 제기됐음에도 강력한 개혁 조치들에 묻혀 희석됐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관심사다.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ICIJ라는 단체가 비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데다 지난해부터 미국, 유럽,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등 각국의 역외탈세 실태를 집중적으로 폭로해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바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ICIJ의 폭로에 대해 아직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유수의 글로벌 매체들이 집중적인 보도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중국 지도부가 어떤 선택과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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