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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여·야 3자회담] 靑·민주 ‘마이웨이’ 대립각만 확인… 정기국회 장기 표류 가능성

[청·여·야 3자회담] 靑·민주 ‘마이웨이’ 대립각만 확인… 정기국회 장기 표류 가능성

입력 2013-09-17 00:00
업데이트 201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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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정국 전망

경색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16일 국회 3자 회담이 합의문 도출에 실패하고 끝나버리면서다. 향후 정국 정상화에 험로가 예상된다. 추석연휴를 앞둔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그나마 첨예한 여야 대치 속에서도 대통령과 여야 수뇌가 함께했다는 점만은 평가받을 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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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러·베트남 순방 성과 설명
朴대통령, 러·베트남 순방 성과 설명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관 옆 사랑재에서 국회의장단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러시아와 베트남 순방 성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3자회담을 갖고 정국 현안 등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병석 국회부의장, 황 대표, 박 대통령, 강창희 국회의장, 김 대표, 박병석 국회부의장,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청와대 사진기자단
당장 정기국회 표류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정치권이 정국 정상화를 위해 당분간 힘겨운 모색에 들어가는 양상이다. 회담을 통해 박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 즉 민주당과의 각종 현안에 대한 인식 차가 너무 크다는 점만 확인했다. 회담이 경색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채 여야의 날카로운 대립각만 확인하고 끝나 국민들이 기대한 추석선물은 없었다.

이에 따라 47일째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 민주당의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는 양상이다.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여권과 대화를 선호하는 민주당 내 온건론자들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대신 김 대표에게 노숙투쟁에 이어 단식투쟁이나 총 의원직 사퇴 등 초강경 투쟁 요구를 하고 있는 친노무현계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회담 뒤 열린 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현재의 원내외 병행투쟁이 아닌 정기국회 보이콧을 통한 전면적인 장외투쟁 검토 얘기까지 나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민주당의 강경론은 더욱 극단으로 치달을 우려도 있다고 민주당의 한 의원이 전했다. 정국 경색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해주는 전언이다.

청와대는 일단 표면적으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일부 인사들은 박 대통령을 몰아세운 민주당에 큰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향후 정국 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처지는 옹색해졌다.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면서 민생과 정기국회 정상화를 앞세워 민주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해 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민주당의 국회 복귀를 이끌 마땅한 선물이 없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청와대나 여야 모두 커다란 부담을 안고 추석연휴를 맞이하게 됐다. 현 정치권의 무기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만 것이다. 자칫 국민들의 정치불신이 더욱 깊어질 우려가 있게 됐다. 정국 정상화를 바랐던 국민들의 기대가 이날 3자 회담에서도 무너지면서 국민들의 정치 개혁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국정 현안이 표류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야당과 청와대가 이날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대치를 이어갔지만 추석 연휴 민심의 흐름이 향후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천막으로 돌아간 김 대표가 추석연휴가 끝나는 오는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정국 대처 방안을 논의한다고 했듯이 민주당은 추석연휴 현장에서 확인된 민심을 토대로 국회 복귀 여부를 포함한 정국운용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마이웨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민생을 외면하기는 갈수록 곤란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갈수록 장외투쟁을 이어갈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날씨도 선선해진다. 여론도 곱지 않다. 청와대나 새누리당도 국정책임자로서 민생과 정국 파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양자 모두 타협점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다. 정국의 극적인 반전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보인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2013-09-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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