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전문가 9명이 본 판세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28일 4·29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4곳 가운데 적어도 2곳(인천 서·강화을, 경기 성남 중원)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나머지 2곳(서울 관악을, 광주 서을)에서 접전 끝에 승리하거나 아니면 전패할 수 있다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전문가들은 정동영 후보가 30%대의 득표율을 유지하면 야권표 분열로 인해 오신환 후보가 당선되고, 20%대로 떨어지면 정태호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총선에서 오 후보가 33.3%를 얻고 낙선했고, 같은 해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관악구에서 40.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에 비쳐볼 때 이번 선거에서 오 후보는 35% 안팎의 득표율은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소 후보 득표율을 제외한 나머지 60%를 놓고 정동영, 정태호 후보 가운데 누가 35% 이상을 얻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우려해 선거 막판 야권 지지층이 새정치연합 후보로 표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여야가 박빙 대결로 보고 있는 인천 서·강화을의 경우 전문가 8명이 안상수 후보의 당선을 예측했다. 그럼에도 판세는 안갯속이다. 핵심은 ‘투표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여당 텃밭인 강화군과 야권 성향의 젊은층 유입이 많은 검단의 투표율 대결에서 승부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새누리당은 강화군의 50대 이상 투표율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성완종 파문과 박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등의 영향으로 젊은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한다면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
광주 서을은 야권 후보 간 대결이 치열하다. 전문가들은 천정배 무소속 후보 당선에 4표,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3표를 던졌다. 재·보선 적극투표층인 50대 이상이 ‘조영택·문재인·노무현·친노’로 연결되는 라인보다 ‘천정배·김대중·동교동계’ 쪽을 더 선호한다는 점에서 천 후보가 박빙 우세하다는 관측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7%의 지지율을 꾸준히 얻었던 조남일 무소속 후보가 사퇴하면서 그의 지지세가 천 후보에게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0% 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벌리지 못할 경우 제1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과 본투표에서 ‘숨은 야권표’가 많다는 점은 오히려 조 후보에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경기 성남 중원에서는 전문가 9명 가운데 8명이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여권이 맞닥뜨린 성완종 정국의 악재 속에서도 이곳에서 재선 의원까지 한 신 후보가 개인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야권 지지층이 자칫 새누리당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 투표 당일 새정치연합 후보 쪽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5-04-29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