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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역 ‘묻지마 흉기 난동’ 피의자 왜?

의정부역 ‘묻지마 흉기 난동’ 피의자 왜?

입력 2012-08-20 00:00
업데이트 201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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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제지하는 것 같아 한번 휘두른 칼 멈출 수 없었다”

10분간 의정부역을 공포와 혼란으로 몰아넣은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유모(39)씨는 왜 그랬을까?

범죄심리학자 경기대 이수정 교수는 19일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유씨에게 수동공격성 성격장애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동공격성 성격장애는 자주 적대감과 공격 충동을 느끼면서도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대신 고의적으로 공격 행동을 지연하거나 무기력하게 수동적, 소극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공격성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런 성향의 사람이 극단적인 상황에 맞닥뜨릴 때다. 공격성이 극단을 띠기 때문이다.

유씨는 지난 18일 지하철 1호선 전동차에 탑승해 바닥과 A(18)군에게 침을 뱉었다.

A군은 유씨에게 “왜 침을 뱉느냐”고 항의했고 전동차에서 내린 유씨를 쫓아가며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유씨는 순간 격분해 자신의 주머니에서 공업용 커터칼를 꺼내 A군과 일행 B(24ㆍ여)씨를 공격했다.

평소에는 직접적으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지만 한번 자신의 (내재된) 분노를 제어하지 못한 순간 공격성이 굉장히 강해진 것이다.

경찰 조사결과 유씨는 지난 10년간 가족을 포함한 타인들과 교류가 거의 없는 고립된 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노모가 혼자 살고 있는 경기도 연천지역으로 주소지가 돼 있긴 하지만 일정한 주거지 없이 일용직 근로자로 살아왔다.

범행 당일 유씨는 새로운 일자리와 장기 투숙할 잠자리를 구하러 서울 신설동 방면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 교수는 유씨의 심리에 대해 “고립된 생활과 자신감 없는 상태는 피해의식을 강하게 한다”며 “이때는 작은 비난에도 무시를 당한다고 느끼기 쉽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자신보다 스무살가량 어린 A군의 “어른이 공공장소에서 침을 뱉으면 되느냐”는 지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유씨가 전과가 없는 점도 이러한 성향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생활고, 고립 등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평소에 느끼는 공격 충동을 지연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유씨가 1차 범행 이후 범행 대상을 무차별로 확대한 2차 범행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1차 범행을 저지른 뒤 반성을 하기보다는 타인들이 자신을 못살게 군다는 생각이 불특정 다수에 대한 보복 행위로 이어진다고 이 교수는 봤다.

실제 유씨는 경찰 조사에서 “(1차 범행 뒤 걸어가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제지하려는 것 같았다”며 “한번 칼을 휘두른 이후 멈출 수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은 유씨 주머니에서 공업용 커터칼이 두 개나 나온 점, 특히 칼 하나를 범행 당일 구입한 점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유씨는 검거 직전 공익근무요원, 시민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한 시민의 우산 손목치기로 커터칼을 놓치게 되자 주머니에서 똑같은 커터칼을 꺼내 휘둘렀다.

유씨는 경찰에서 “목수 일을 가끔 하는데 작업에 필요해 갖고 다닌다”고 진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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