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아랍은행이 전재국씨 유령회사 위탁관리

아랍은행이 전재국씨 유령회사 위탁관리

입력 2013-06-06 00:00
업데이트 2013-06-06 15:0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한국인 역외탈세 ‘출입구’ 의혹…조민호 SK증권 부회장도 이 은행 이용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6일 밝힌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를 위탁 관리한 점은 이 은행이 유령회사 설립·운영에 깊이 관여했음을 보여준다.

지난번 뉴스타파가 공개된 조민호 SK증권 부회장의 페이퍼컴퍼니 계좌도 이 은행에서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 2004년 7월 싱가포르의 한 법무법인을 통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블루 아도니스’란 유령회사를 세웠다. 그리고 이 회사에 연계된 계좌를 이 은행에 만들었다.

전 씨는 이 계좌를 만들며 회계장부, 회의록, 주주원부, 등기이사원부 등 관련 내부 자료를 모두 이 은행에 보관하기로 결정했다. 본인이 보관하다가 우편 수발송 과정에서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 등 보안사고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는 “블루 아도니스의 관련 자료를 보면 ‘C/O(Care of)’란 용어가 나온다”며 “이는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이 블루 아도니스의 각종 서류를 보관할 뿐 아니라 회계, 행정 등 전반적인 업무를 대행해 관리해준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은행이 이런 위탁경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상당한 자금을 거래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뉴스타파의 설명이다. 뉴스타파는 “회사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더 은밀하게 운영하려는 조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은행 싱가포르지점은 큰 손 위주로 영업하는 프라이빗뱅킹(PB)이다. 특히 한국인 간부 2명이 근무하며 한국인 고객을 상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인 직원 중 국내 특정대학 출신이 있어, 학맥을 통해 영업을 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민호 SK증권 부회장의 페이퍼컴퍼니 계좌도 이들 직원을 통해 만들어졌다. 관련 보도 이후 이들 2명 가운데 1명은 그만둔 상태다.

뉴스타파는 “전재국씨와 아랍은행과의 특별한 관계를 볼 때 1989년 미국 유학생활 후에 귀국할 때 남은 학비·생활비를 싱가포르로 이전한 것이라는 전씨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뉴스타파는 이어 “당국이 조사에 나섰지만, 관건은 아랍은행으로부터 계좌정보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싱가포르는 한국과 조세협약이 체결된 국가인 만큼 전씨의 페이퍼컴퍼니 진상 규명은 결국 정부 당국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