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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北 유령회사 인민무력부 관련 가능성”

뉴스타파 “北 유령회사 인민무력부 관련 가능성”

입력 2013-06-06 00:00
업데이트 2013-06-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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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6일 공개한 5차 명단에는 북한을 주소로 기재한 페이퍼컴퍼니 등기이사가 등장했다.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과 관련한 유령회사도 다수 발견됐다.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나 북한과 관련한 페이퍼컴퍼니 자료가 국내발(發)로 공개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뉴스타파는 이들 유령회사를 세운 주체가 북한 인민무력부나 이동통신사업자 등 권부에 가까운 인물들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체제유지를 위한 통치금·비자금의 돈맥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평양 모란봉 긴마을 2동에 세워진 ‘래리바더 솔루션’

뉴스타파에 따르면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문광남(Mun Kwang Nam)씨는 2004년 11월 19일 버진아일랜드에 래리바더 솔루션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통일부가 펴낸 북한인명사전을 보면 문광남이란 인물은 자강도 성간군의 한 자치위원장이나 평양방직에 근무한 기술자 등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엘리트 중 과학계통은 드물다”고 말했다. 가공의 인물을 내세웠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문광남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며 자신의 주소를 대한민국 평양시 모란동 긴말 2동으로 적어놨다. 북한의 지도를 보면 긴말 2동이란 지명은 없다. 대신 해당 지역에는 ‘긴마을 2동’이 존재한다. 단순한 표기착오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긴마을 2동은 평양의 중심지 중 하나다. 바로 옆에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이 있을 정도다.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긴마을 2동의 아파트라면 인민무력부 소속일 수 있다”고 말했다.

래리바더 솔루션이 북한 인민무력부와 관련됐을 가능성은 또 있다. 이 회사의 설립 자료를 보면 보통 페이퍼컴퍼니에는 없는 상품 선적 주소(shipping address)가 기재돼 있다. 여기에는 ‘러시아에 영수증을 발급하거나 무역서류 송장을 보내는 주소’란 설명도 덧붙여 있다.

홍 위원장은 “인민무력부가 북한산 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산 무기도 받아서 되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실제 무역거래에 사용됐을 수 있단 것이다.

이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것을 중개한 ‘GSL’이란 법률회사 역시 미심쩍은 부분이다. 뉴스타파는 “ICIJ의 취재 결과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은 러시아의 마피아 조직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 北 이동통신사업 관련자들이 세운 ‘천리마, 조선, 고려텔레콤’

이날 뉴스타파가 공개한 북한관련 페이퍼컴퍼니 명단에는 북한의 이동통신사업자들과 관련한 회사가 3개 나온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2000년 11월 세워진 ‘천리마’와 2001년2월 만든 ‘조선’, ‘고려텔레콤’이다.

이들 회사에는 공통적으로 임종주(Lim Jong Ju)라는 한국식 이름과 웡육콴(WONG Yuk Kwan)이라는 중국계 이름이 등기이사·주주로 등장한다. 다만, 임종주란 인물이 북한인인지는 불분명하다.

웡육콴은 현재 ‘동방명주석유’라는 홍콩 회사의 회장이다. 이 회사는 1999년 북한의 국제전화와 이동통신사업권 50%를 ‘랜슬럿 홀딩스’란 회사로부터 3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임종주란 인물은 맨 처음 북한 이동통신사업권을 따낸 랜슬럿 홀딩스의 창업자다. 2000년 홍콩증권거래소 기록엔 동방명주석유의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뉴스타파는 이들이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2차 북핵사태로 전 세계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이었다. 9.11테러를 당한 미국도 북한에 경제제재를 강화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미국의 대북제재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우회적으로 무역·해외송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천리마, 조선, 고려텔레콤이 북한 사람이 직접 만들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북한관련 사업가를 통해 북한이 우회적으로 설립한 유령회사가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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