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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방지턱 넘은 ‘뉴삼성물산’ 글로벌 무대 본격 겨냥

과속방지턱 넘은 ‘뉴삼성물산’ 글로벌 무대 본격 겨냥

입력 2015-07-17 15:10
업데이트 2015-07-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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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패션·식음·레저사업서 시너지 기대, 바이오로 성장동력 확보사실상 삼성그룹 지주회사 위상…2020년 매출 60조원 목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등장으로 자칫 무산될 위기에 놓였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안이 주주들의 지지 속에 극적으로 통과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34조원의 거대 기업이자 사실상 삼성그룹 지주회사의 역할을 할 ‘뉴 삼성물산’ 출범이 확정된 것이다.

엘리엇과의 대결 과정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여러 차례 합병의 비전과 시너지에 대해 강조했다.

건설 및 상사와 같은 기업 간 거래(B2B), 패션과 식음서비스, 레저 등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등 양사가 일궈온 분야에서 물리적·화합적 결합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바이오 등 신규사업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 의식주휴(衣食住休) 및 바이오 등 인간의 삶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가치창조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합병 ‘과정’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합병이 가져올 ‘기대와 비전’은 변함없다는 설명이다.

뉴 삼성물산은 구체적인 목표수치로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 달성을 제시했다. 매출 60조원 중 10%인 6조원 정도가 합병에 의한 시너지 효과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 건설부문에서 차별화된 솔루션 등을 제공해 1조원의 시너지가, 상사부문은 제일모직의 패션 및 식음사업의 경험과 전문성을 결합해 본격적인 해외사업에 나서 2조9천억원의 매출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와 신사업 발굴로 2조원 이상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 일반건축에서 토목, 플랜트까지 종합 포트폴리오 구축

양사 간 합병에 따른 즉각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은 건설이다. 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2020년 매출 목표는 23조6천억원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전국의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2014 시공능력평가’ 결과에서 현대건설을 제치고 9년 만에 1위를 탈환할 만큼 건설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아파트 등 주택 분야 뿐만 아니라 호주 로이힐광산 개발 프로젝트, 중국 서안 반도체 공장, 사우디아라비야 쿠라야 발전소 등 해외건설 공사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제일모직 역시 건축과 플랜트, 조경 등 3개 파트를 중심으로 건설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 물량을 나눠 맡아왔다.

삼성물산이 하드웨어 생산과 관련한 설비증설을, 제일모직 건설부분이 생산시설 외의 설비나 건축부문, 에너지절감시설을 주로 도맡았다.

양사는 조경과 디자인, 에너지절감, 테마파크 운영의 경쟁력을 보유한 제일모직과 토목 및 대형 플랜트 분야 역량 및 수주경험이 있는 삼성물산이 결합하면 국내 정상은 물론 글로벌 건설업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상사 날개 달고 패션·레저 글로벌 진출

건설에 이어 삼성물산의 상사 부문과 제일모직의 패션 및 식음료, 레저 사업의 결합도 시너지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는 대표브랜드인 빈폴을 포함해 정장과 스프츠웨어에 이르기까지 총 26개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데 최근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삼성물산과의 합병은 제일모직 패션사업의 해외진출을 도와 중장기 성장을 이끌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제일모직은 오는 2016년 중국 의류시장에 진출한다는 큰 계획 아래 해외 진출을 준비해왔다.

삼성물산은 건설과 상사부문을 합해 51개국에 128개 해외법인 및 지사를 갖추고 있으며 근무인원만 4천760명에 달한다.

여기에 삼성물산의 원재료 트레이딩 및 물류 역량이 더해지면 제일모직 패션브랜드가 중국은 물론 북미와 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된다.

특히 삼성물산은 중국 섬유업계 2위인 산동루이 그룹 지분 20%를 확보, 파트너 관계에 있어 제일모직의 현지 진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지난해 기준 1조9천억원이었던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 매출을 오는 2020년 10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내 급식시장에서 독보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는 식음서비스사업도 중국 및 아시아 등 해외진출을 진행 중에 있어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일모직 식음서비스사업은 중국에 이미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23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며 2020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최근 베트남 현지 급식업체를 인수해 동남아 급식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식자재 유통 능력을 보유한데다 건설부문이 베트남 등의 지역에서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안정적 수요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식음서비스와 레저 부문의 2020년 매출 목표로 4조2천억원을 제시했다.

◇ 바이오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다

건설과 패션, 식음서비스 등이 합병에 따른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분야라면 바이오사업은 뉴 삼성물산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와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2011년 4월 출범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이듬해 2월 출범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제품 개발 및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지난 2013년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톱 10 중 7개를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할 정도로 의약품 시장은 케미칼에서 바이오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수준인 15만ℓ 규모의 바이오리액터(세포배양기) 2공장 건설을 지난 2월 완료, 내년 1분기 중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내에 15만ℓ 규모의 3공장 착공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4공장을 증설해 40만ℓ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실현되면 2020년 글로벌 최대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가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항암제, 당뇨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6개 제품에 대한 개발, 임상, 허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 자가면역치료제 ‘엔브렐’ 시밀러 제품의 유럽·한국 출시를 시작으로 전세계에 6개 제품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바이오는 기술력과 함께 투자 여력이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로 꼽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덩치가 커지면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 여력도 확대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삼성물산의 하이테크 시공 전문성을 기반으로 경쟁력있는 생산 및 연구·개발(R&D) 센터 건설이 가능하다.

합병 삼성물산의 바이오 부문 2020년 매출 목표는 1조8천억원으로 바이오로직스가 9천500억원, 바이오에피스가 8천500억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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