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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서 또 고배 마신 KB금융…6번 도전에 1차례만 성공

M&A서 또 고배 마신 KB금융…6번 도전에 1차례만 성공

입력 2015-12-24 14:06
업데이트 2015-12-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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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제안 못한 윤종규 회장 선택 놓고 평가 엇갈려

KB금융그룹이 KDB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하는 것으로 인수합병(M&A) 잔혹사를 다시 썼다.

KB금융은 올해 인수를 마무리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제외하고는 앞서 4차례나 연속으로 합병 시도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LIG손보 인수작업에 관여했던 윤종규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총력을 다했으나 거액을 적어낸 미래에셋을 당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신한금융을 따라잡는다는 목표를 세워 놓은 KB금융의 꿈은 일단 멀어지게 됐다.

KB금융은 우선 계열사인 KB투자증권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다른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복안이다.

◇ 도돌이표처럼 반복된 M&A 실패

KB금융그룹의 M&A 잔혹사는 2006년 외환은행 인수 추진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KB금융그룹은 인수 경쟁사인 하나금융을 제치고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론스타의 ‘먹튀’ 논란과 감사원 조사, 검찰 수사 등이 잇따르자 KB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했다.

2011년에는 민영화가 추진된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으나 ‘메가뱅크’ 논란 등 금융권 안팎의 반대여론에 밀려 M&A 카드를 접었다.

2012년에는 경영진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강력히 추진했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인수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2013년 말에는 우리금융지주가 내놓은 우리투자증권 입찰에서 농협금융그룹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하던 KB금융은 지난해 ‘윤종규호’ 출범 후 LIG손보를 인수하는 데 성공하고 올해 6월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M&A 잔혹사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윤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다시 쓴잔을 들었다.

윤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에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결국 라이벌을 제칠만한 ‘통큰’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로써 메가 증권사를 거느린 금융그룹을 일궈놓겠다는 그의 꿈은 일장춘몽이 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인수가로 2조1천억원 이하를 적어낸 반면에 승자로 결정된 미래에셋은 이보다 3천억원 이상 많은 2조4천500억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인수가 불발되면서 그동안 굳건했던 윤 회장의 리더십에 어느 정도 생채기가 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회장은 이번 인수작전을 위해 SGI서울보증의 김옥찬 사장을 KB금융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했고, 직접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며 총력을 기울여 왔다.

한 금융권 인사는 “대우증권 같은 큰 매물을 얻으려면 일단 ‘질러야’ 한다. 오너가 없는 회사여서 그럴 수 있겠지만, 회계사 출신인 윤 회장이 너무 깐깐하게 주판알을 튕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KB금융의 대우증권 인수실패를 놓고 잘잘못을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오너 체제인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비싼 값을 제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이 ‘승자의 저주’에 걸릴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높은 가격을 적어내지 않은 것이 결과적으로 현명한 결정을 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 KB투자증권 중심 역량 강화…증권사 매물 계속 물색

KB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려한 것은 은행업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서였다.

KB금융은 올 3분기를 기준으로 은행 부문이 순이익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카드는 20%, 증권은 3%에 불과하다.

업계 4위의 LIG손보 인수로 보험 분야 경쟁력은 강화됐지만, 증권은 업계 정상권과는 거리가 멀다. KB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18위다.

그러나 점점 고객의 자산관리(WM) 업무가 중요해지고, 은행·보험·증권을 아우르는 복합점포가 늘어남에 따라 현재의 전력만으로 다가오는 금융환경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게 KB금융의 판단이었다.

KB금융이 대우증권 인수전에 총력을 쏟은 이유다.

KB금융 관계자는 “WM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선 증권사 인수가 필요하다”며 “대우증권을 인수했더라면 컨설팅, 인수금융, 중견·중소기업 서비스 업무 역량을 한층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증권 인수 실패로 KB금융은 혹시나 해서 마련한 ‘플랜 B’를 가동할 수밖에 없게 됐다.

‘플랜 B’의 핵심은 자회사 양성을 통한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다.

우선 KB투자증권의 내적 성장(Organic-growth) 전략에 따라 앞으로 KB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내적 성장 전략은 ▲ KB국민은행의 채널을 통한 은행·증권 복합점포 확대 ▲ 중소·중견기업 대상 고객 확대 및 기업투자금융(CIB) 모델 육성 ▲ 인력 확충을 통한 시너지 전략 추진이 핵심이다.

여기에 증권사에 대한 M&A 가능성도 열어두겠다고 KB금융은 밝혔다.

현재 KB금융이 인수할 만한 규모의 회사로는 현대증권이 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일단 KB투자증권을 증자를 통해 규모를 키울 것”이라며 “(M&A 대상이 있는지) 증권사 매물 시장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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