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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여의도 광란의 칼부림’공포의 14분’

퇴근길 여의도 광란의 칼부림’공포의 14분’

입력 2012-08-23 00:00
업데이트 2012-08-2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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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얼굴서 피 뚝뚝 떨어져”…비명 난무 순식간에 아수라장일부 시민, 범인 저지하려 발차기하며 대적하기도

22일 퇴근길 무차별 흉기 난동이 일어난 서울 여의도 거리는 흉악 범죄를 다룬 영화 속 장면과 다를 바 없었다.

평소 담소를 나누며 저녁 식사를 하러 가는 직장인들로 가득한 거리엔 비명 소리가 난무했고 피해자들이 잇따라 피를 쏟으며 거리에 쓰러졌다.

목격자들은 이리저리 날뛰면서 흉기를 휘두르던 범인의 ‘광기’를 떠올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 김모(30)씨가 여의도의 유명 호텔 인근 제과점 앞에서 흉기를 처음 휘두른 시간은 오후 7시16분.

김씨는 무표정하게 두 남녀를 향해 성큼성큼 뛰어왔다.

인근 카페에서 이 장면을 바라본 A(33·여)씨는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어서 반갑게 달려드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김씨는 20㎝ 길이의 흉기를 오른 손에 들고 있었지만 칼끝이 땅을 향하고 있어 시민들은 흉기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김씨는 먼저 전 직장인 모 신용평가사 동료였던 조모(29·여)씨의 복부를 찌른 뒤 상사였던 김모(33)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조씨는 짧은 비명과 함께 몸을 움켜쥐면서 아스팔트 거리에 그대로 쓰러졌다.

식당과 카페로 둘러싸인 이 거리에 저녁 식사를 하러 나온 수많은 직장인이 이 장면을 목격했고 거리는 순식간에 비명이 가득한 아수라장이 됐다.

범행이 일어난 곳 바로 앞의 제과점에는 손님 20~30명이 있었다.

칼부림을 목격한 누군가 “당장 문 잠가!”라고 소리쳤지만 자동문은 쉽사리 잠기지 않았고, 손님들은 결국 피의자 김씨가 가게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카페 의자로 문을 막으며 저항했다.

이 제과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한 여성(28·여)은 “남자가 다가온 직후 후 여자가 얼굴을 감쌌는데 여자 얼굴에서 피가 뚝뚝 떨여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두 사람을 찌르고 나서도 분이 안 풀린 듯 칼을 계속 휘두르면서 두 사람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몸통을 찔린 피해자 김씨는 몸을 움켜잡고 거리 코너를 돌아 새누리당 당사 방면으로 도망쳤다.

피의자 김씨는 전 직장 상사인 이 남성을 쫓아가다가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득달같이 덤벼들었고, 남성은 자신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김씨에게 의자를 들고 저항했다.

김씨는 새누리당 당사 주변에 경찰이 포진해 있는 것을 보고는 방향을 바꿔 쓰러져 있는 조씨에게 달려와 다시 한번 칼부림을 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차를 타러 가다 이 광경을 목격한 시민 이모(51)씨 등은 김씨를 저지하려고 그에게 발차기를 하며 대적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후 시민들을 피해 국회 방면의 대로로 30여m 가량 도망을 치다가 자신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행인 김모(31)씨의 등을 찌르고 또다른 행인 안모(30·여)씨의 팔을 두 차례 찔렀다.

안씨는 팔을 움켜잡으며 쓰러졌고 한 시민이 황급히 속옷을 벗어 안씨의 팔을 묶어 지압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20분께.

시민과 경찰에 둘러싸인 김씨는 흉기를 자신의 목에 들이대며 자해 위협을 했다. 김씨는 경찰과 10분간 대치한 끝에 다시 도망을 쳤고, 경찰은 사건 발생 14분만인 오후 7시30분께 테이저건(전기총)을 발사해 김씨를 검거했다.

이날 오후 10시. 상황이 종료된지 2시간30분이나 지났지만 놀란 시민들은 여전히 현장을 지키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현장 길바닥에는 30~40㎝에 이르는 큰 핏자국 서너개가 사건 당시의 참혹함을 전해주고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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